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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항구하게 오시는 분 / 이인주 신부님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30 조회수649 추천수12 반대(0) 신고
 
 
“항구하게 오시는 그분”
 
하느님이 사람이 되신 모습은 어떤 것일까? 하느님이 사람이 되심을 우리가 어떻게 하면 알아들을 수 있을까? 내가 그 신비의 세계인 마구간 속의 마음으로 들어가지 않고서는 그 신비를 깊게 깨닫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그 분은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우리가 가까이 다가가기만 하면 모든 것을 쉽게 보여주시고 이뤄주시는 분이시다.
 

전쟁놀이를 한 사람은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느끼고, 진짜 전쟁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그 총성의 공포가 어떤 것인가를 안다. 세계 안의 많은 나라가 지금 이 시간에도 아슬아슬한 총성아래 불분명한 관계를 맺고 있다.
 
작은 땅 한반도에서는 아직도 완전한 평화가 없다. 강대국과 이념의 이데올로기 안에서 냉전은 계속되고 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어 오신다함은 적어도 총칼로 상대를 무시하고 죽이는 그런 정도는 막자는 것이 아니겠는가 싶다. 그런 차원에서 그분은 우리들 곁으로 꼭 오셔야 하는 것이다.
  

1870년 그분이 오신 날 이었다. 프랑스와 독일 두 나라는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두 나라의 병사들은 엎어지면 닿을만한 거리의 참호 속에서 총 뿌리를 겨눈 채 긴장이 감도는 냉랭한 공기를 마셔야했다.
 
고요한 밤이긴 했지만 총 뿌리가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밤이라 거룩한 밤이라 할 수는 없었다. 그 때 작은 아가의 탄생을 알리는 메시지가 하늘에 울려 퍼졌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그 메시지는 프랑스의 한 병사의 기도가 낳은 용기 안에서 울려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자 독일병사들도 하나 둘씩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노래하면서 참호 속을 나와, 갑자기 전쟁터가 평화의 장으로 바뀌어, 아! 하느님이 사람이 되신다 함이 이것을 두고 하는 말임을 실감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평화의 아기 예수님! 오늘 이 순간에도 아랍의 탈레반 지역과 아프리카소수민족들의 분쟁 지역에서도 당신의 메시지가 그대로 드러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인간의 마음은 본디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그리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인데, 어찌어찌 하다 보니 그 순수한 마음은 어디론가 가고 경쟁과 시기와 질투와 공포를 자아내는 흉악스러운 분위기로 바뀌어져 있다.
 
이미 2000년 전 그분께서는 우리 눈앞에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실 때 무력한 아기로 오셨지만, 그분은 권력의 왕, 폭력의 왕이 아니었기에, 고요하고 거룩한 가운데 함박눈 내리듯 우리 안에 오신 분이시다.
 
우리는 많은 시간동안 그 분의 존재자체를 잊고 살았는지 모른다. 그러기에 지금은 고요하고 거룩한 가운데 그 분의 고향을 찾는 시간을 가져야만 하는 것이다.
 

나는 어떤 준비된 마음의 양식을 가지고 새로운 날을 맞아, 오시는 아기예수의 성스러움에 참여할 것인가? 평화를 지키는 파수꾼의 역할을 할 것인가? 가난을 해결하는 하느님의 봉사자가 될 것인가?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심을 깨닫는 기도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로부터 보호하는 생명의 삶을 추구할 것인가?
 
인권이 한없이 추락하고 있는 이 세상으로부터 하느님의 고귀한 선물인 인간생명의 고귀함을 위해 사랑을 실현할 것인가? 인간의 추악함으로 인해 윤리와 도덕이 바닥을 헤매고 있는 이 무질서를 바로잡는 초석이 될 것인가?
 

내가 할 일은 많다. 그러나 그에 비해 나의 능력은 너무 여리다. 우리는 특정한 날에만 그분께 의탁하는 것이 아니라, 늘 그렇게 하자는 것이다. 의탁함도 중요하지만 우선 그분이 오시도록 분위기를 만들자.
 
그러면 그 분은 우리 곁으로 기꺼이 오실 것이다. 그분을 초대하기위해 우리가 할 일은 그분 곁에 고요히 머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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