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가난 -♤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02 조회수627 추천수7 반대(0) 신고
    ♤- 가난 -♤ 루가는 자기 복음에서 부자와 라자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16장 19절 이하) 이 이야기에서 부자가 인생의 마지막날 지옥에 떨어진 것은 그가 단순히 부자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라자로가 죽어 아브라함 품에 안긴 것이 그가 단순히 가난한 거지였기 때문만이 아니라는 것과 같다. 부와 가난이 천국과 지옥, 행복과 불행의 기준이 될 수 없다. 라자로는 물질로도 가난하였지만 마음으로도 가난하였다. 라자로는 부자의 식탁에 떨어진 부스러기 음식마저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에 부자는 자신이 누리는 부를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자기는 부자이기 때문에 당연하게 호화로운 식탁에서 호화로운 식사를 할 수 있고, 라자로는 거지이기 때문에 부스러기일망정 자기 식탁에서 떨어진 음식을 먹게 하는 것으로도 자비를 베푸는 것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는 부를 자신의 능력으로 여기며 호화로운 삶을 즐겼다. 자기에게 주어진 부가 하느님에게서 왔다는 것을, 그것이 하느님의 은총이라는 것을 알 리가 없다. 그는 가난할 수가 없다. 이 가난할 수 없는 마음이 그를 지옥에 떨어지게 한 것이다. 사람은 부자이면서도 가난하게 살 수 있고 가난하면서도 가난하지 않게 살 수 있다. 지금 소유가 많아 부자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재물에 종속되지 않고 가난하게 사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지금 당장은 가진 것이 없지만 일단 재물이 주어지면 언제라도 어떤 부자보다도 헤프고 남에게 인색하게 살 가능성이 있는 사람도 많다. 가난의 기준은 소유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얼마나 자신을 발가벗길 수 있는가에 있다. 가식 없이 자신을 완전히 발가벗기는 자만이 진실로 가난할 수 있다. 가식 없이 자신을 발가벗기는 것은 가진 것을 다른 사람, 특히 없는 사람과 나누는데서 시작한다. 부자는 자신을 비우지 못했던 것이다. 어느 날 예수께 왔던 부자청년도 자기를 비울 수가 없었다. "제가 무슨 선한 일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겠습니까?"하고 묻는 젊은이에게 예수께서는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어라. 그러면 하늘에서 보화를 얻게 될 것이다."하고 말씀하신다. 젊은이는 재산이 많았기 때문에 이 말씀을 듣고 풀이 죽이 떠나갔다.(마태 19,16-22) 많이 가졌기에 부자인 것이 아니라 나눌 수 없었기에 그는 부자였다. 이 부자청년을 보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마태 19,24). 누구나 가난할 수 있다. 남을 위해 자기를 비우는 사람, 남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사람, 남을 위해 상대의 처지가 되는 사람. 이들이 그런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친 예수는 이런 의미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이었다. - 이제민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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