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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13) 숨어 계시는 하느님 / 최시영 신부님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04 조회수637 추천수8 반대(0) 신고
 
 
 
 
 
                                  숨어 계시는 하느님
 
 
                                                                                                   글 : 최시영 신부
 
지난 9개월 가까이를 한적한 곳에서 보낼 수 있는 행운이 있었다.
이 시간을 통해서 여러 가지를 새롭게 볼 수 있는 값진 선물도 동시에 받았다.
그중 하나는 하느님에 관한 것이다.
 
'숨어 계시는'  하느님, 내가 그때 새롭게 만난 하느님의 모습이다.
바로 이런 아버지가 예수님께서 찾아가시는 아버지이심을 나는 그때 깨달을 수 있었다.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 6,3. 6.18)
 
 
우리 아버지는 이렇게 숨어서 우리를 돌보고 계신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목숨을 부지하려고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또 몸을 보호하려고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  ....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함을 아신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
 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 6,25-33)
 
 
하느님께서 우리를 돌보시는 것이 비단 우리가 먹고 마시고 입는 것뿐일까?
우리 삶 모든 순간에 그분의 배려 아닌 것이 사실 없지 않은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이 사실에 그냥 무감하고 이것을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고 넘어가기 일쑤다.
그러나 언젠가 이 많은 배려 가운데 조그만 것 하나라도 잃어버리게 되면 그제야 나에게 주어진 이 모든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그분의 선물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더 눈여겨보아야 할 그분의 보살핌이 있다.
그것은 우리 일상의 모든 순간뿐만 아니라 우리의 영원한 생명을 위한 보살핌이다.
 
예수님의 강생으로부터 숨은 생활 30년과 공적인 삶 3년,  그리고
수난과
십자가 죽으심과
부활과
승천의 사건은
결국 우리의 영원한 거처를 마련하시려는 주님의 신비로운 배려이다.
 
그것이 어떤 종류의 보살핌이건 하느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숨어서 하신다.
위선자들처럼 떠벌리지 않으신다.
숨어 계시는 하느님께 관심을 가지고 우리의 감각을 모으지 않으면 이 모든 것은 우리도 모르게 일어난다.
 
밭에 씨앗이 뿌려지고 자라나지만 이것이 어떻게 자라나는지를 모르는 것과 같다.
그러나 만약 세상적인 것으로 기울어진 우리의 마음과 감각적인 쾌락추구의 발걸음을 거두어들이고 모든  것 안에 아니 계신 곳 없으신 분께로 마음과 지향을 모을 수만 있다면,
그때 우리는 하느님의 엄청난 보살핌 안에 살고 있음을 서서히 깨닫게 될 것이다.
그래서 주님의 수난과 부활을 준비하는 이 사순 시기는 은혜의 시기이다.
숨어 계시는 하느님,
돌보시는 하느님께로 되돌아가야 하는 시간이다.
 
 
우리가 어머니 태중에서 이 세상에 태어나기까지 모든 보살핌을 거저 받았듯이,
하느님 태중에서 영원한 생명으로 태어나기 위한 모든 보살핌을 거저 받는다.
 
어머니가 산고를 겪듯이 하느님께서도 영원한 생명의 탄생을 위한 산고를 겪으신다.
 
지금 우리가 맞이하려는 사순시기는 우리를 돌보시는 이 숨어 계시는 아버지(어머니)
하느님의 태중에 고이 잉태되고 새 생명의 탄생, 영원한 생명의 탄생을 기다리는 거룩한 시간이다.
 
               ㅡ<말씀지기> 의  <아침뜨락>에 실린  전문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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