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진정한 영적 삶" - 2008.2.6 재의 수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06 조회수560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워낭신부님 강론 말씀)
 
 
 
2008.2.6 재의 수요일                                           
 요엘2,12-18 2코린5,20-6,2 마태6,1-6.16-18

                                                      
 
 
 
 "진정한 영적 삶"
 


사순시기 첫 날 재의 수요일 ‘하느님’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주님께서도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큰 계명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죽음 역시 하느님과 직결됨을 봅니다.
 
흔히 죽음을 일컬어 ‘세상을 떠났다’ 또는 ‘돌아가셨다.’ 라 하는 데
이 말마디 안에는 세상을 떠나 ‘하느님께로 돌아갔다,’는 뜻이
함축되어 있다 봐도 좋을 것입니다.

얼마 전 피곤하게 하루를 지내다 잠자리의 휴식에 드는 순간
‘아, 죽음도 이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생 휴식을 모르고 살았던 대부분의 성인들에겐
죽음은 하느님 안에서의 편안한 휴식과도 같았습니다.
 
성인들은 하루하루 흐르는 세월을 허무해 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돌아갈 날이 가까웠음을 기뻐했습니다.

오늘 강론 주제는 진정한 영적 삶입니다.
영적 삶의 중심에 바로 하느님이 계십니다.

영적 삶은 외적 삶이 아니라 내적 삶이요,
사람 중심의 삶이 아니라 하느님 중심의 삶이요,
허영과 교만의 삶이 아니라 진실과 겸손의 삶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과 독서를 통해 분명히 드러납니다.

“너희는 단식하고 울고 슬퍼하면서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옷이 아니라 마음을 찢어라.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오너라.”

요엘 예언자의 하느님께 돌아오라는 촉구나
바오로 사도의,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절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통하여 권고하십니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서 권고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이 받는 일이 없게 하십시오.”

라는 간절한 호소,
한결같이 하느님께 돌아와 하느님 중심의
진실하고 겸손한 내적 삶에 충실 하라는 말씀입니다.
 
내적으로 빈곤할수록 외적으로 과시의 표현을 찾아냅니다.
외적 삶은 그대로 내적 삶을 반영합니다.
 
바로 복음의 위선자들이 그러합니다.
이들은 자선을 베풀 때에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자선을 베풀고,
기도할 때는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회당과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하며,
단식할 때는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얼굴을 찌푸리며 심각한 표정을 짓습니다.

이런 외적이고 사람 중심적이며 허영과 교만의 위선적 행태들
전혀 영성적 삶이 아닙니다.
 
진실과 겸손이, 자연스러움과 자유로움이, 웃음과 유머가 전혀 없습니다.
살아있는 모습이 아닙니다.
 
알맹이의 실속을 살지 못하고 껍데기의 허영을 사는 참 공허한 인생입니다.
 
 이들에 대한 주님의 선언이 참 엄중합니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반대로 진실하고 겸손한 하느님 중심의 내적 삶은 얼마나 매력적인지요.

진정 행복한, 내적으로 풍요로운 자들이요 자유롭고 자연스런 삶입니다.
웃음과 유머가 풍부한 낙관적 긍정적 삶입니다.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함으로,
자선을 숨겨두는 사람들이요,
기도할 때는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계신 아버지께 기도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단식할 때에는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습니다.
 
평범하나 지극히 비범한 사람들입니다.
은은한 향기의 매력적 사람들입니다.
 
잘 사는 모습을 감쪽같이 숨김으로
이웃에게 부담이나 무언의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 평화의 사람들입니다.
 
이들에 대한 주님의 축복 선언입니다.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과연 여러분의 삶은 어느 쪽에 기울고 있습니까?

허영과 교만의, 사람 중심의 외적 삶입니까?
혹은 진실과 겸손의, 하느님 중심의 내적 삶입니까?
 
껍데기의 공허한 삶입니까?
혹은 알맹이의 충만한 삶입니까?

하느님이 전부인 사람들이 진정 행복한 부자들입니다.
하느님 중심으로부터 끊임없이 샘솟는 내적 힘입니다.
 
이 거룩한 재의 수요일 미사시간,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묵상하면서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의 말씀과 성체를 모시는 은혜로운 시간입니다.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