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07 조회수630 추천수8 반대(0) 신고
 
2008년 2월 7일 설
 
 
 
"You also must be ready,
because the Son of Man will come at an hour
when you do not expect him."
(Lk.12.40)
 
제1독서 민수기 6,22-27
제2독서 야고보서 4,13-15
복음 루카 12,35-40
 
 
여러분들은 학창 시절에 어떤 친구가 가장 부러우셨어요? 학창 시절 때에는 공부가 가장 중요하니까, 아무래도 공부 잘 하는 친구가 부럽지요. 그런데 그중에서도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것 같은데 기억력이 좋아서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좋은 성적을 얻는 친구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실제로 시험 공부하면서 이러한 기도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느님, 제 머리가 좋아져서 제가 지금 읽고 있는 것들을 다 외울 수 있도록 해주세요.”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 공부가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 나이가 되어보니, 기억력 좋은 것이 그렇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특히 지금 신부(神父)로써 살고 있다 보니, 철부지 같았던 저의 기도를 안 들어주신 하느님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몇 가지만 이야기해보지요.

만약 고해성사를 통해 교우들의 죄를 듣는데, 그 죄들을 모두 기억한다면 어떨까요? 또한 기억하는 것이 많다면, 강론도 무척이나 길어질 것 같습니다. 말하는 동안 계속해서 머릿속에서 떠올려질 테니까요. 그리고 전에는 이렇게 했는데, 왜 지금은 이렇게 하느냐 등의 말로써 교우들을 피곤하게 하지 않을까요?

얼마 전에 어떤 책에서 니체가 말한 이러한 글을 읽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기억력이 뛰어나다는 이유 하나로 훌륭한 사색가가 되지 못하고 있다.”

즉, 좋은 기억력으로 인해서 새로운 창조적 사고를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억력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세계 백과사전을 가지고 있는 아이를 따를 수가 있을까요? 우리가 부러워하는 기억력이지만, 사실은 창조적 사고보다도 훨씬 뒤떨어지는 능력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들은 쓸모없는 것들을 계속해서 원하며 살고 있습니다. 더 중요하고,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들은 항상 맨 마지막에 생각하면서 결국은 후회하고 있지는 않았는지요?

오늘은 설입니다. 설날에 어른에게 세배를 하고 나면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세뱃돈? 아니지요. 바로 어른이 내게 말씀하시는 덕담입니다. 하지만 어렸을 때에는 덕담보다는 세뱃돈을 얼마나 주실까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어리석음을 간직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이 설날을 맞이해서 주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물질적인 세뱃돈이 아닌, 우리에게 피와 살이 될 수 있는 덕담을 복음을 통해 해주십니다.

“너희는 준비하고 있어라.”

사람의 아들이 다시 올 그 날을 위해서, 이 세상의 물질적인 것들에만 관심을 쏟기보다는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들에 관심을 갖고 늘 깨어 준비하고 있으라는 것입니다.

제1독서를 통해 주님께서는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이 약속을 기억하면서 항상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주님과 가까운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새해 인사를 많이 나누세요.




칭찬은 영원하지 않다(‘행복한 동행’중에서)
 
중국의 위나라에 미자하라는 사람이 살았다. 미자하는 임금의 총애를 받는 젊은 신하였다. 하루는 그가 궁궐에서 숙직을 서고 있는데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기별이 왔다. 미자하는 급한 나머지 임금의 전용 수레를 타고 어머니에게 달려갔다.

이튿날 이 사실을 알게 된 임금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그를 칭찬했다.

“내 수레를 타면 발뒤꿈치가 잘리는 형벌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독한 어머니를 보러 갔으니 자네만한 효자가 또 어디 있겠는가.”

그 후 어느 여름날이었다. 임금과 신하들이 과수원으로 소풍을 갔는데, 미자하가 복숭아 하나를 따서 한 입 베어 먹은 뒤 임금에게 그 복숭아를 건네는 것이었다.

“이 복숭아가 너무 맛있어서, 임금님께 잡수어 보라고 드리고 싶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임금이 분명 노발대발하며 화를 낼 것이라 여기며 어찌할 줄을 몰랐다. 그런데 임금은 오히려 감격하며 그를 칭찬하는 것이었다.

“사람이란 본디 맛있는 것을 보면 자기부터 챙겨 먹기 마련인데, 오늘 미자하는 나를 생각하며 반이나 남겨 주었구나.”

몇십 년 뒤 임금도 미자하도 모두 나이가 들었다. 과거에 젊고 생기발랄하던 미자하는 이제 임금의 눈에 나이든 느림보, 식탐 많은 욕심쟁이로 보일 뿐이었다. 어느 날, 임금은 미자하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저 놈은 아주 고얀 놈이다! 옛날에 나를 속이고 내 수레를 탔으며, 자기가 먹다만 복숭아를 내게 먹이기도 했지.”

이 이야기는 한비자의 저서 ‘세난’에 나오는 예화이다. 어떤 행위가 한때 칭찬을 받았다고 해서, 그 칭찬이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한비자 역시 이 작품 하나로 진시황에게 발탁되는 행운을 거머줬지만, 결국 진시황의 의심을 사 죽음에 이르고 말았다.
 
 

 
Fumio Miyashita - Wings Of Love
 
 Mandy Moore - I Wanna Be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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