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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랑과 신부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08 조회수561 추천수7 반대(0) 신고

 

 

복음: 마태9,14-15

독서: 이사 58, 1-9ㄱ

 

예수님이 이 지상에서 함께 하셨을 때는

예수님의 제자들은 단식하지 않아도 되었다.

신랑이신 그분과 함께 하는 잔치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님이 이 세상을 떠나시자

예수님의 제자들도 단식을 시작하였다.

유일한 신랑이신 그분이 다시 와서

영원한 혼인잔치를 누리길 희망하는 마음에서다. 

 

초기 신자들은 일주일에 두번씩 단식을 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화요일과 목요일에 단식을 한데 비해,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수요일과 금요일에 단식을 했다. 

 

그에 비하면 지금은 단식 규정이 많이 완화되었다.

일년에 두번, 재의 수요일과 성금요일로 줄어들었다.

 

단식의 방법도 그다지 힘들지 않다.

종일 밥 한끼 못먹고 굶는 것은 아니다.

 

밥 한끼는 완전히 굶고

한끼는 충분히 먹고

한끼는 간단한 요기 정도만 하면 된다.

 

모든 사람이 다 하는 것도 아니다.

18세이상 60세까지의 사람들만 지키면 된다.

 

이런 사람들 중에서도 임산부와 노약자, 중노동을 하는 사람,

특별한 행사와 축제 때문에 허락(관면)을 받은 사람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교회의 규정도 점차 완화되어 왔다,

단식이 필요없어서가 아니라,

그 목적과 정신을 더 중시하자는 의미에서다.

 

그렇다.

모든 규정은 사람을 해방시키는 방향으로 변화되어야 하지만,

규정을 설립한  정신은 오히려 똑바로 세워져야 할 것이다.

 

즉 그리스도를 본받아 자신을 억제하고 하느님께 희생을 바치며

금식과 금육으로 얻게 된 재화를 가난한 이웃과 누리라는 뜻이 근본 정신이다.

 

오늘 독서에서는 주님이 원하시는 단식이 분명하게 드러나있다.  


불의한 결박을 풀어 주고 멍에 줄을 끌러 주는 것,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내보내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

주님이 원하시는 단식이라 한다.

 

내 안에 자유를 결박하고 있는 멍에 줄을 끊어내고

다른 이를 억압하고 있는 사회적 요인들을 부수어버리는 것,

 

단순히 밥 한끼를 굶는 차원이 아니라 

자유와 생명을 억압하고 방해하는 

내 마음 안의, 세상의 부정적 요인을

끊어내고 잘라버리는 단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내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내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고, 
내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

올바른 단식이라고 하신다.

 

 

단식은 자선과 함께

나를 비우는 작업이다.

 

비운 만큼의 공간에 이웃을 맞아들이고

그들을 살리고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헌신하는 것.

그것이 바로 참다운 단식의 정신이라는 것이다.

 

 

그리하면 어찌 되는가?

내 소유가 줄어들고 내 공간이 침범을 받고,

내 시간이 낭비되는 것은 아닌가?

 

그런 짧고 좁은 생각에서 벗어나라고 

주님은 약속해 주신다.

 

네가 그리한다면,

네가 용기를 내어 단식의 정신으로 매일을 살아간다면,

 

"너의 빛이 새벽빛처럼 터져 나오고,
너의 상처가 곧바로 아물리라.
너의 의로움이 네 앞에 서서 가고,
주님의 영광이 네 뒤를 지켜 주리라.
그때 네가 부르면 주님께서 대답해 주시리라.
네가 부르면, 나 여기 있다."
하실 것이다. 

 

 

결국 내 뱃속, 내 잇속, 내 머리속을 비우는 일은

내가 가지고 있던 본래의 빛이 발해지는 일,  

내가 입었던 무수한 상처로부터 성해지는 일,

내가 추구했던 의로움이 내 앞에 세워지는 일,

 

그 뒤에 나를 있게 한 그분이 드러나는 일이다.

 

그때에야 비로소 그분과 내가 신랑과 신부로서

군살은 모두 뺀, 신랑과 오누이처럼 닮은 신부로서

화답하며 즐기며 사랑을 주고받는 행복한 신부가 되리라  

 

단식은 결국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랑의 짝으로서

손색없는 신부가 되는 비결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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