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09 조회수814 추천수15 반대(0) 신고
 
2008년 2월 9일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Follow me,"
(Lk.5.27)
 
제1독서이사야 58,9ㄷ-14
복음루카 5,27-32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편의점에 가면 없는 물건이 없지요. 가격은 그렇게 저렴하지는 않지만, 필요한 물건을 구할 수가 있어서 자주 이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조그마한 편의점에 수백 종의 상품이 빼곡하게 놓여 있는데, 그 진열하는 것도 어떠한 규칙이 있다고 합니다. 즉, 고객들이 조금이라도 더 머물고 더 많은 상품에 관심을 갖도록 특별히 계산된 위치에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선 음료냉장고는 매장 맨 안쪽에 위치합니다. 전체매출의 25%를 차지하는 음료코너를 매장 깊은 곳에 배치하는 것은 최대한 고객의 동선을 늘리기 위한 작전이랍니다. 음료를 사러 들어온 고객이 내친 김에 다른 상품도 구매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요.

비슷한 이유로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구매할 상품들은 아래쪽에 두고, 충동구매를 일으킬만한 상품은 위쪽에 배치해서 고객들의 눈길을 끌게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보리차나 커피 등은 구석진 곳에 두어도 필요한 사람들은 다 찾아서 사지요. 반면에 안주류나 즉석 식품 등은 눈에 잘 띄는 곳에 두고서 ‘한 번 사 보라’며 구매를 유도하는 것입니다.

또한 연관 상품은 끼리끼리 모여 있습니다. 맥주와 안주, 빵과 우유, 컵라면과 김치처럼 하나를 살 때 아쉽기 마련인 ‘짝’ 상품은 바로 이웃에 배치되어 있지요.

이렇게 20평이 채 되지 않는 편의점에도 이러한 규칙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 놀랍지 않습니까? 하지만 백화점이나 할인매장에 비하면 손바닥만 한 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는 편의점이라는 공간에서 최대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이런 규칙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세상에는 나름대로의 규칙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주님의 제자가 되는 규칙은 무엇일까요? 열심히 기도하면 될까요? 아니면 착하게 살면 될까요? 아니면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과 재주가 있어야 할까요? 세상은 최대의 효과를 누리기 위한 각종 규칙이 적용되고 있는데, 예수님의 일꾼이 되어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세상에 전하는데 최대의 효과를 누리기 위한 규칙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 규칙을 오늘 복음에서 찾을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레위라는 세리를 보시고 말씀하십니다.

“나를 따라라.”

이 말에 레위는 모든 것을 버려둔 채 일어나 그분을 따르지요.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규칙은 “나를 따라라”고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서 모든 것을 버리고 따르는 것입니다. 우리의 재능이나 능력 등이 제자 되는 규칙의 조건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규칙은 2천 년 전에나 적용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지금도 주님께서는 우리를 사랑의 길로 부르십니다. 즉, 사랑의 실천을 행하는 사람은 주님의 부르심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며 사는 것이라는 말씀이지요.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 부르심에 제대로 응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사랑을 실천하려는 사람들에게 “왜 이렇게 바보같이 사니? 남들처럼 그냥 대충대충 살면 되잖아?” 식의 말로써 그들의 의지를 꺾으려고만 합니다. 이 모습이 어쩌면 오늘 복음에서 보이는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의 말이 아닐까요?

“당신들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이요?”

주님의 제자 되는 규칙인 사랑의 계명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 규칙을 철저히 따를 때 주님의 뜻이 이 땅에서 최대의 효과를 낼 수가 있습니다.



주님의 제자가 되는 규칙을 따릅시다.




화해와 용서(‘좋은생각’중에서)

“국민 여러분, 여러분의 정부가 이제야 여러분에게 돌아왔습니다.”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체코 대통령에 당선된 바츨라프 하벨은 1990년 1월 1일 신년사를 이렇게 시작했다. 극작가로 활동하며 체코의 민주화를 위해 헌신해 온 그는 ‘시민포럼’의 지도자로 ‘벨벳 혁명’을 이끌었다. 대규모와 시위와 파업으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공산정권을 무너뜨린 것이다.

하벨 대통령에게는 전 공산당 지도자를 처벌하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그러나 대통령은 평화적으로 정권을 교체한 자신들이 피비린내 나는 복수를 할 수 없다며 국민들을 설득했다. 이렇게 화해와 용서로 집권을 시작한 그는 두 번째 임기가 끝나는 2003년까지 국민들에게 더없는 존경을 받았다.

1996년 그는 아내가 세상을 떠났을 때 또 한 번 국민들의 가슴을 울렸다. 아내와의 약속이라며 전 재산을 기부한 것이다. 평소에도 월급 대부분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써 왔으므로 기자들은 퇴임 후 생계를 걱정하는 질문을 했다. 그러자 하벨 대통령은 “작가로 돌아가 글을 쓰면 되지요.”라고 대답했다.

그의 퇴임 행사는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된 5분짜리 연설이 전부였다.

“제가 실망시킨 국민, 저의 행동에 동의하지 않았던 국민, 그리고 저를 미워했던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용서하십시오.”

대통령으로 재임한 동안 실패한 것보다 공적이 더 많았음에도 그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갔다.
 
 
I have not come to call the righteous

to repentance but sinners."

(Lk.5.32)

 

 

 

 
Giovanni Marradi -  남몰래 흘리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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