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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혹과 시련을 통한 내적성숙" - 2008.2.10 사순 제1주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10 조회수621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2.10 사순 제1주일                                              
창세2,7-9;3,1-7 로마5,12-19 마태4,1-11

                                              
 
 
 
"유혹과 시련을 통한 내적성숙"
 


누구나 예외 없이 하느님께로부터 선물이자 과제로,
완성품이 아니라 미완성품으로 부여 받은 인생입니다.
 
과연 여러분의 인생은 몇 %의 완성도에 도달했다 생각되십니까?

마지막으로 하느님 앞에 내놓게 될 내 인생 작품입니다.
그러나 저절로 세월 흘러가면서 완성되는 내 인생 작품은 아닙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지, 좋든 싫든지
무수한 시련과 유혹의 과정을 겪어가며
내적으로 정화되고 성숙되어 완성되어가는 내 인생 작품입니다.
 
마치 목적지인 하느님까지 무수한 장애물을 통과하며 달려가는
장거리 장애물 경주 같은 인생 같기도 합니다.
 
오늘 다음 복음의 서두 말씀이
사순 시기는 물론 우리 삶의 여정을 압축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나가시어,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평생을 인생 광야에서 알게 모르게 유혹을 받으며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하여 주님의 기도 중 마지막 부분,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라는 기도가
그리도 간절하고 절실한 겁니다.

악마의 유혹 없는 세상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유혹을 받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할 것이 아니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유혹과 시련 없이는 내적정화와 성숙도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낙원인 에덴동산에도 유혹하는 악마를 상징하는 뱀이 있었고,
인간의 순종을 시험하는 선악과나무도 있었습니다.
 
또 주님께서 40일 동안 단식을 하며 지내던 광야에도
주님을 유혹하던 악마가 있었습니다.

혹자는 상상할지 모릅니다.
만일 에덴동산에 선악을 아는 나무가 없었더라면, 유혹하던 뱀도 없었더라면
인간은 죄를 짓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지 않았겠는가 하는 상상입니다.
 
아주 비현실적인 상상입니다.
전혀 고민할 필요도 없고 선택의 자유를 발휘할 수도 없으니
그대로 생각 없는 짐승과 흡사합니다.
 
도저히 내적성장과 성숙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과연 이런 인생을 택하시겠습니까?

하느님 주신 자유에 인간의 위대함과 비참함이 있습니다.
끊임없는 유혹이 우리의 자유를 시험합니다.
 
악마가 상징하는바 내면의 또 다른 거짓 자아입니다.
하와를 유혹한 악마는 하와의 내면에서 들려온 거짓 자아일 수 있습니다.
 
사막수도자들이 겪었다는 숱한 악마의 유혹들은
그들의 잠재의식 안에 있던 이기적 자아들과의 치열한 내적투쟁을 의미합니다.
 
아마 하와도 내면의 치열한 갈등 끝에 악마의 유혹에 떨어졌을 것입니다.
내면의 거짓 자아의 유혹은 얼마나 집요하며 과장되어 있는지요?
 
숫자의 차이일 뿐 사람 마음 마다 유혹하는 뱀들이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도 이런 내적 갈등 끝에
악마의 유혹에 빠져 인생 망치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겠는지요.

예수님을 유혹했던 악마 역시 외적 실체라기보다는
예수님께서 한계 상황 속에서 겪었던
치열한 갈등과 고뇌의 내적투쟁이라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하와와는 달리 예수님은 내적투쟁에서 악마에게 승리하셨습니다.
세 번의 패퇴로 물러 날 악마가 아닙니다.
살아있는 동안 악마의 유혹은 계속됩니다.
 
우리를 정화, 성숙시키기 위한 하느님의 부득이한 처방입니다.
 
예수님을 보십시오.
악마는 이 이후에도 수제자인 베드로를 통해 공격을 합니다.
주님의 수난과 부활 예고에 반발하는 베드로를 향한
주님의 호된 질책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또 마지막 주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달리셨을 때
군중들을 통해서도 비아냥거리는 악마의 소리를 듣는 듯합니다.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아라.”

평생 끝까지 예수님을 유혹했던 악마였습니다.
세상에 유토피아 이상적 공동체는 없듯이 악마의 유혹 없는 곳도 없습니다.
 
유혹은 외적 장소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 내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한 이런저런 유혹을 겪어가며
내적으로 정화되고 성숙되어 완성품에 이르는 우리 인생입니다.


말 그대로 하느님을 중심에 모시고 살 때 악마의 유혹에 빠지지 않습니다.

하느님을 모시고 사는 자들은 성령의 보호를 받습니다.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나가시어 악마의 유혹을 받으시는 예수님에게서
악마도 성령의 수중에 있음을 봅니다.
 
성령의 인도에 따른 삶이니 악마의 승리는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예수님은 평소 하느님과 얼마나 깊은 일치의 관계에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악마 역시 성경에 정통합니다.
40일의 단식으로 기진맥진하신 주님을
다방면에 걸쳐 성경말씀을 예로 들면서 공격하는 악마입니다.
 
기본적 욕구인 식욕과 허욕과 탐욕입니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으로 시작되는 악마의 서두 말이
지극히 감미로운 허영을 자극하는 유혹입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성경 말씀으로 식욕의 유혹을 보기 좋게 물리쳐버리는 주님이십니다.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두 번째 허영심을 부추기는 악마의 유혹 역시 성경 말씀으로 물리치십니다.
악마도 성경을 인용하여 유혹했습니다만,
하느님을 사랑하여 말씀을 몸으로 사시는 주님을 도저히 당해낼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 주님의 결정적 승리가 참 통쾌합니다.

“사탄아, 물러가라.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을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온갖 탐욕에 대한 유혹 역시 일언지하에 끝내버리시는 주님이십니다.

자신의 힘으로 악마를 물리친 게 아니라
하느님의 힘으로 악마를 물리치신 예수님이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으로, 하느님으로 무장되어 있어야 유혹을 이겨냅니다.
성령께서 분별의 지혜를 주시기 때문입니다.

하와의 유혹에 빠지는 장면을 보십시오,
자기중심에 하느님이 없으니 곧 악마의 유혹에 말려듭니다.
 
우리 안에 계신 하느님의 빛이, 말씀의 빛이 우리 내면을 환히 비출 때
더 이상 악마는 우리를 유혹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만으로 만족한,
하느님만으로 행복한 사람을 무엇으로 유혹할 수 있겠는지요.


주 그리스도 예수님은 인간승리의 모범이자 우리의 희망입니다.

우리가 도달해야할 지점입니다.
온갖 악마의 유혹에도 끝까지 영혼을, 하느님을 지켜내신 예수님은
말 그대로 참 사람이자 참 하느님의 아들입니다.
 
믿는 우리 모두가 도달해야 할 지점입니다.
돈에, 권력에, 재물에, 명예에. 지위에...
그 하찮은 것들의 유혹에 빠져 하나뿐인 영혼을 파는 사람들 얼마나 많은지요.
 
배고픈 소크라테스보다는
배부른 돼지를 택하는 천박한 실용주의가 만연되어가는 세상입니다.

만일 예수님께서
돌이 빵이 되게 해 달라는 악마의 유혹에 넘어갔으면 어떻게 됐을까요.
 
만일 예수님께서
몸을 던져 보라는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 뛰어 내렸더라면 얼마나 우스꽝스러웠을까요.
 
만일 예수님께서
악마에게 경배하여 온 세상의 영화를 찾으려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캄캄한 절망이었을 것입니다.

이 모든 유혹을 이기신 예수님이 계시기에 살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 또한 주님처럼 유혹을 이겨낼 자신을 갖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 한 사람의 은혜로운 선물은 우리에게 충만히 내렸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한 사람의 행위로, 순종으로
우리 모두 의롭게 되어 생명을 받았습니다.
 
이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체험되는 현실입니다.  
 
‘한 사람’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요.
예수님처럼 유혹을 이겨내는 공동체내의 한 사람,
그대로 주님의 현존으로 우리에겐 빛이자 생명이요, 위로와 힘이 됩니다.


온갖 유혹을 이겨내신 주님이 계시기에 살 용기가 납니다.

평생 유혹과 시련을 통해 정화되고 성숙되는 우리 인생 작품입니다.

평생 성령의 인도 하에 하느님 말씀과 기도로 무장되어 살아갈 때
악마의 유혹에 떨어지지 않고 인생광야 잘 통과할 수 있습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당신의 생명과 사랑, 지혜로 우리를 가득 채워 주시어
세상 광야에 파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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