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자와 창조론자-♤
창조와 진화에 대한 논쟁을 진솔하게 벌이기 위하여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개념의 오해를 벗는 것이다.
신학자는 진화론자가 아니기에 그가 비판하는 진화론은
진화론자가 주장하는 진화를 오해한 것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진화론자도 신학자가 아니기에
그가 비판하는 창조론은
신학자가 말하는 창조를 오해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한 오해가 있다.
신학자가 창조를 진화에 대립되는 개념으로 인식하고,
자연과학자가 진화를 창조의 대립개념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진화론자와 신학자는 창조를 더 이상
신학의 개념이 아니라 단순히 우주와 인류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한 학설로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진화론자와 창조론자는 창조와 진화를
서로 비판하면서도 누가 누구를 비판하고
무엇을 왜 비판하는지 알 수 없게 되어 과학의 진화와
신학의 창조에 대해서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누지를 못한다.
논쟁이 진실이기 위해,
개념의 오해를 벗기 위해 진화론자는
성서가 창조 개념으로 말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신학자는 진화론자들이 진화 개념으로 말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 그들의 관점에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신학자와 자연과학자는 창조는
신학 개념이요 진화는 자연과학의 개념임을 인식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신앙인은 성서가 말하는
창조가 전해주는 메시지를 성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은 신앙과 과학을 혼동하지 말아야 하며
둘은 원수가 아니라 친구임을 알아야 한다.
그때 그들은 과학과 종교는 서로 상대의 입장을
배척하지 않는다는 것도 깨닫게 될 것이다.
서로가 자기의 선입견에 따라 자기가 이해한
진화와 창조에 묶이어서는 신학도 과학도 할 수 없다.
창조와 진화는 진리를 추구하는데 있어서 선택사항이 아니다.
종교와 과학은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 이제민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