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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월 21일 야곱의 우물- 루카 16, 19-31 묵상/ 정말 고맙다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21 조회수561 추천수4 반대(0) 신고
정말 고맙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자주색 옷과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 그의 집 대문 앞에는 라자로라는 가난한 이가 종기투성이 몸으로 누워 있었다. 그는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개들까지 와서 그의 종기를 핥곤 하였다. 그러다 그 가난한 이가 죽자 천사들이 그를 아브라함 곁으로 데려갔다. 부자도 죽어 묻혔다.
 
부자가 저승에서 고통을 받으며 눈을 드니, 멀리 아브라함과 그의 곁에 있는 라자로가 보였다. 그래서 그가 소리를 질러 말하였다. ‘아브라함 할아버지,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라자로를 보내시어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제 혀를 식히게 해 주십시오. 제가 이 불길 속에서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그러자 아브라함이 말하였다. ‘얘야, 너는 살아 있는 동안에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음을 기억하여라. (중략)
 
부자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할아버지, 제발 라자로를 제 아버지 집으로 보내주십시오. 저에게 다섯 형제가 있는데, 라자로가 그들에게 경고하여 그들만은 이 고통스러운 곳에 오지 않게 해주십시오.’ 아브라함이, ‘그들에게는 모세와 예언자들이 있으니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하고 대답하자, 부자가 다시 ‘안 됩니다, 아브라함 할아버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가야 그들이 회개할 것입니다.’ 하였다.
 
그에게 아브라함이 이렇게 일렀다. ‘그들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다시 살아나도 믿지 않을 것이다.’”
(루카 16,19-­31)
 
 
 
 
◆50대 중반인 레지나 씨의 일상생활은 툭하면 한숨이요 짜증이었다. 퇴직한 후 집에서만 소일하는 남편을 보노라면 속에서 불덩이 같은 것이 치밀어 올라와 견딜 수 없고, 직장에 다닌다는 이유로 밤늦게 들어오는 아들을 봐도 울화통이 터져 온몸이 화끈화끈 달아올랐다. 그러던 중 주보에서 ‘건강한 분노 표현’이라는 프로그램이 눈에 띄어 상담소에 오게 되었다.
 
까맣게 타들어 갔던 레지나 씨의 얼굴빛이 한 주 두 주 지나면서 윤기가 흐르고, 돌처럼 굳어져 있던 표정이 환한 목련꽃으로 피어났다. 레지나 씨의 화사함 뒤에는 용기 있는 고백이 있었다. “제가 남편과 아들에게 사과를 하고 용서를 빌었어요. ‘그동안 내가 잘나서 이만큼이라도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당신과 네(아들)가 나를 데리고 살아줬구나. 정말 고맙다.’ 눈물을 펑펑 쏟으며, 그렇게 용서를 빌었어요. 그러고 났더니 가슴에 있던 돌덩이가 쑥 내려가더라고요. 어찌나 신기한지….” 레지나 씨는 죽었다 다시 살아난 것이다.
 
죽었다 살아났다는 것은 단순히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이 온전히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곧 누구에게 탓을 돌리거나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태도를 인정하고 사과하고 뉘우치는 ‘회개’를 의미한다. 그러나 자신의 태도를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러한 변화와 체험을 알아들을 수 없다. 마음이 닫혀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닫혀 있는 한 우리는 하느님을 만날 수 없고 하느님의 소리도 들을 수 없다. 자신의 모습을 인정한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하느님께 내어 드려야 할 겸손이 아닐까?
윤미경(평화심리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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