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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빚쟁이들 .. .. .. .. ..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27 조회수727 추천수9 반대(0) 신고
 
 

 
 
 
   일만 달란트나 빚진 사람의 이야기는
   사실 우리 자신들 이야기다.
   빚지고 살 수밖에 없는 가난한 민중들 이야기다.

   그런데 그 민중들의 가난한 현실을
   하느님은 빚을 탕감하는 것으로 도와주시는데,
   우리들끼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가난한 민중들 이야기라고 하니 생각나는 구절이 있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그 말씀대로 오늘 일만 달란트를 탕감 받은 그 사람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그런데 그런 사실을 잊고 산다는 것이 문제다.

   바로 조금 전에 탕감 받은 빚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눈 앞에 나타난 어려운 이웃 때문에 머리 아파 하는 것이다.

   ‘이 자가 또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어떡하지?
    딱 잘라 없다고 하기는 너무 매정하고...
    차라리 그 동안 빌린 돈이나 갚으라고 윽박지르면 또 빌려달라곤 못하겠지!’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총에 주목하라고 말씀하신다.

   “너희들의 궁핍한 현실에 눈을 돌리지 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희를 돌보시는 하느님께 눈을 돌려라!”

   ‘왜 나에게 이런 일이! 고통은 왜?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런 일들이!’ 하며
    괴로워 할 때가 있다.

   동기모임에서 동기 신부 한 명이 이런 말을 하였다.

   “십일조! 웃기지 말라고 해!
    십일조 꼬박 꼬박 했는데도 멀쩡한 아들 셋 다 병으로 죽고,
    사고로 죽었다고 해봐!
    그러면 아무도 십일조 안 할거야!
    우리 외할머니가 그랬어!”

   그렇다!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불행한 일들이 계속 생긴다면
   하느님이 계신지 조차도 의심스러울 것이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이 들려주신 비유 이야기는
   그 불행들 속에서도 엄청난 은혜를 베푸시는
   하느님 아버지를 기억하라는 말씀이다.

   불행을 주는 것이 복이란 말인가?
   아니다.
   차라리 불행이 하느님이 주신 것이라면 오히려 기뻐해야 한다.
   하느님은 우리가 불행해지라고 불행을 주실 분이 아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그렇지 않은가?
   그분의 십자가는 눈으로 보기에는 끔찍하였지만
   그 때문에 지금 우리 모든 사람들의 죽음이 부활로 이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당하는 불행은 대부분 우리 스스로 만든 것들이다.
   식사 습관이 나빴거나 건강관리를 잘못했기 때문에 암이 생기고,
   그도 아니라면
   상대방 운전자가 졸음 운전한 탓에 동생가족이 사고를 당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은
   그런 우리 탓으로 지게 된 십자가도
   우리가 잘만 지고 가면
   예수님이 지고 가신 십자가가 되게 해주신다.
   믿거나 말거나?? @@!!^^

   십자가가 축복이라니 답답한 노릇이지만,
   예수님이 그랬으니 어쩔 수 없다!

   십자가 얘긴 그만하고, 빚이 탕감된 것만 생각하자.

   아니, 그 보다도 우리 모두
   비유에 나오는 일만 달란트를 빚진 사람이란 사실만 기억하자.

   죄라는 것이 있다.
   누구에게 상처를 주거나 모욕을 준 것이다.
   그런데, 돈을 훔치거나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더 큰 죄가 있다.

   그것은 하느님을 능멸하는 죄다.
   사람을 죽이지 말라고 십계명을 주셨는데
   그 말을 무시하고 사람을 죽인 것이 하느님을 능멸한 죄다.
   부모님을 공경하라고 했는데,
   부모님께 심한 욕을 하거나 대든 것이 바로 하느님을 능멸하는 죄다.

   모욕은 모욕을 준 사람의 지위에 따라 크고 작게 되는 것이 아니라,
   모욕을 당한 자의 지위에 따라 크게 되거나 작게 된다고 한다.
   교황님을 모욕한 것은
   강아지(죄송! 비교가...)를 모욕한 것보다 훨씬 큰 것이다.

   하느님은 무한하신 분이시므로
   그 하느님을 모욕한 죄는 무한한 것이 되는 셈이다.
 

   이런 빚은 인간의 힘으로는 갚을 수 없는 빚이다.
   하느님을 모욕한 죄,
   그 빚을 갚는 것은 우리 인간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 빚을 예수님이 갚아주셨다.

   예수님이 비유에서 들려주신 일만 달란트나 되는 빚은 이런 것이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께 엄청난 빚을 진 빚쟁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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