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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 4주일 / 조재형가브리엘 신부님
작성자신희상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01 조회수787 추천수4 반대(0) 신고

사순 제 4주일
조재형가브리엘 시흥5동성당 주임신부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주에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졸업식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많은 학교들이 입학식을 할 것입니다. 졸업이란 하나의 과정을 마치는 것입니다. 우리는 졸업할 때까지 수고한 학생들을 축하하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해 줍니다. 입학은 이제 새로운 과정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들은 배움의 첫발을 내딛게 됩니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학생들을 축하합니다. 배운다는 것은 세상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능력을 쌓아가는 것입니다. 우리 신앙에 입학은 있지만 졸업은 없습니다. 나의 신앙을 위해 기도하고, 피정을 다니며, 좋은 말씀을 들으면서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삶을 누릴 때까지 충실하게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지난 주 본당 척사 대회가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셨고, 즐거운 하루를 지낼 수 있었습니다. 저도 윷놀이에 참가를 했습니다. 네모난 윷판에 적어도 3개 이상의 윷이 있어야 하는데 제가 던지면 2개 이상이 밖으로 나가는 바람에 ‘낙’이 많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결과가 나와도 낙이 되면 소용이 없었습니다. 결국 한판에 20번 이상의 낙을 한 저는 게임에서 지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삶도 이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삶의 규범과 규칙이 있는데 욕심과 이기심 때문에 그 규칙들을 어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잠시는 이익을 보는 것 같지만 인생이라는 윷판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주 새로이 취임한 새 대통령과 새 정부도 국민을 위해 섬기는 자세로 일을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취임사에서 말했던 것처럼 국민을 위한 정부로 주어진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예전에 학생들에게 어떤 신부님이 좋은지를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이런 신부님은 싫어요!
1) 강론을 길게 하고, 재미없게 하는 신부님
2) 미사 시간이 너무 길고 말씀이 느린 신부님
3) 자신의 축일을 챙겨주지 않았다고, 3개월간이나 삐지시는 신부님
4) 특정 학생들과 청년들만 챙겨주시고, 편애하는 신부님
5) 고백소에서 “너 누구지” 하고 물어보시는 신부님
6) 스스로 “왕입니다요”라고 하면서, 학생과 청년들의 의견을 무시하 는  신부님
7) 일은 많이 시키면서 구박만 하고, 음료수 한잔 사주지 않는 신부님
8) 술, 담배를 너무 많이 하시는 신부님
9) 학생들 앞에서 교사들을 야단치시는 신부님
10) 노래도 못하시면서 마이크에 대고 큰소리로 성가를 부르시는 신부님

이런 신부님 좋아요!
1) 항상 웃으시는 신부님
2) 학생들과 함께하는 신부님
3) 야단치시기 보다는 , 먼저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신부님
4) 강론을 짧고, 재미있게 해주시는 신부님
5) 미사시간이 짧은 신부님
6) 맛있는 것 많이 사주시는 신부님
7) 난 너희들을 믿는다고 이야기 해주시는 신부님
8) 회합시간에 영적으로 유익한 이야길 많이 해주시고, 늘 기도하는 신부님
9) 요즘 유행하는 노래를 한 두곡 정도 부르실 줄 아는 신부님
10) 아빠처럼 자상하고, 인자하신 신부님

그러면서 오늘 성서 말씀을 묵상해봅니다.
“너희는 사람들의 외모와 능력, 사람들의 겉모습만 보지만, 야훼께서는 사람들의 속마음을 보신다.” 마치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자신만의 城에 갇혀서, 다른 이들의 생각을 보지 못하고, 편견과 독단과 아집과 이기심으로 세상을 바라본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해봅니다. 그런 나 자신은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며, 몸이 있어도 참된 행동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해봅니다.

그러기에 오늘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참으로 볼 수 있는 “心眼”을 요구하십니다. 참으로 들을 수 있는 “智慧”를 요구하십니다. 눈을 들어 세상을 봅니다. 참으로 보지 못하고, 참으로 듣지 못해서 눈과 귀가 있으면서도 그릇된 곳으로 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돈 때문에 오랜 동안 쌓았던 명예와 자존심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것을 봅니다.” 국무위원 내정자들 중에 몇 분은 재산 형성 과정이 문제가 되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합니다. 겉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여, 욕하고, 비난하고, 침을 뱉으며, 인격을 무시합니다. 욕심 때문에, 소중한 것들을 부셔버립니다.”어떤 분은 제자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 때문에 구설수에 오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 예수님 우리에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나는 보는 사람은 보지 못하게 하고, 보지 못하는 사람은 보게 하려고 왔다.”진실을 애써 외면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바로 이런 사람들에게 거짓과 가식과 허영에서 벗어나 참된 진리를 보도록 요청하십니다. 그리고 이제 참된 세상을 보도록 인도하십니다.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세상을 보도록 인도하십니다. 희망과 평화 진실과 사랑이 한데 어울려, 참된 빛을 볼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십니다.

아름다운 꽃을 보기 전에, 저 땅 속에서 쉼 없이 양분과 물을 찾고 있는 뿌리를 볼 수 있다면 깨끗한 거리를 보기 전에, 새벽부터 일어나 청소하는 환경미화원을 볼 수 있다면 일등에게 찬사와 축하를 보내기 전에 꼴등에게 위로와 격려를 먼저 할 수 있다면 용서받기를 원하기 전에, 먼저 용서를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둠에서 벗어나 이미 빛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교우 여러분!
참회와 절제, 자선의 사순시기도 벌써 반이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난 과연 무엇을 보고 있는지, 난 과연 무엇을 보기 싫어하는지 곰곰이 생각하면서 한 주간을 지냈으면 합니다.
잠시 묵상하겠습니다.

 

 

출처;야후블로그<진주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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