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겸손한 기도" - 2008.3.1 사순 제3주간 토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01 조회수644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3.1 사순 제3주간 토요일
                                                            
호세6,1-6 루카18,9-14

                                                            
 
 
 
"겸손한 기도"
 


“주님 사랑 우리 위에 꿋꿋하여라. 주님의 진실하심 영원하셔라.”

사랑과 진실의 주님과의 친교보다 더 큰 행복은 없습니다.
수도자는 물론이고 믿는 모든 이들의 간절한 바람은 기도를 잘하는 것일 겁니다.
기도를 통해 하느님을 잘 사랑하고, 알고 싶어 하는 우리들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과 우리의 대화입니다.
하느님이든, 사람이든 대화의 기본은 가까이 다가가 귀 기울여 잘 듣는 것이요,
이런 대화를 통해 상대방을 잘 알게 됩니다.

“자 주님께 돌아가자.... 주님을 알자. 주님을 알도록 힘쓰자.”

바로 호세아 예언자가 하느님과의 대화인 기도의 목적에 대해 알려주십니다.
기도를 통한 평생공부가 주님을 알도록 힘쓰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찾을 때 우리를 찾아오시는 하느님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사람이자 사람을 찾는 하느님입니다.

“그분의 오심은 새벽처럼 어김없다.
  그분께서는 비처럼, 땅을 적시는 봄비처럼 오시리라.”

매일의 새벽미사 때 마다, 우리 마음 땅을 적시는 봄비처럼 오시는 주님이십니다.
 
호세아 예언자의 다음 탄식이 의미심장합니다.
우리의 신의를 뒤돌아보게 합니다.

“너희의 신의는 아침 이슬 같고, 이내 사라지고 마는 이슬 같다....
  정녕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신의다.
  번제물이 아니라 하느님을 아는 예지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진심으로 바라시는 바,
한결같은 신의와 하느님을 아는 예지입니다.

하느님과 우리의 대화가 기도입니다.

하느님을 알면 알수록 우리의 기도 또한 진실하고 절실해집니다.
군더더기 말이나 접속사, 미사여구(美辭麗句)의 형용사들도 사라집니다.

사실 하느님을 만나 삶이 진실하고 절실할수록
말이나 글, 강론이나 기도 또한 짧고 순수합니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기도는 사람입니다.
이 진실하고 절실한 짧은 기도 안에
세리의 가난하고 겸손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사실 이 기도 말고 우리가 바칠 기도가 무엇이 있겠습니까?
여기서 기원한 미사경문의 자비송이요
동방수도승들의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기도’입니다.

진정 하느님을 알고 자기를 아는 자의 겸손한 기도입니다.
이런 사람은 절대로 남을 판단하지도 않고 무자비하지도 않습니다.

반대로 성전 한 복판에 꼿꼿이 서서 바치는 바리사이 독백(monologue)의 기도,
이건 대화(dialogue)의 기도가 아니라 순전히 자기자랑의 독백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이웃과 견주면서 자기자랑을 늘어놓습니다.
하느님을 모를 때 자기를 몰라 어리석고도 허영 가득한 독백의 기도입니다.
 
대화의 상대자인 하느님은 없고 자기 혼자만 있게 됩니다.
 
세리의 겸손한 기도는 우리 기도의 모범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세리와 같은 심정으로 미사를 봉헌합시다.
우리가 잘 나서, 죄 없어서 살아가는 게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로 살아갑니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