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왜 성당 지붕 위에 닭을? .. .. .. .. .. [최윤환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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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혜경 | 작성일2008-03-03 | 조회수1,151 | 추천수16 | 반대(0) 신고 |
성당 지붕 위에 왜 닭을 올려놓았습니까?
유럽을 여행한 사람은 물론이겠지만, 한국에서도 성당 종각 위에 닭을 장식하여 세운 것을 볼 수 있다. (예: 서울 반포 성당)
성당 종각 위에 우뚝 서 있는 닭의 형상을 쳐다보고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닭은 정녕 날짐승들 중에서 가장 얌전한 짐승도 아닌데... 어떻게 성당 종각 위에 오를 수 있었을까? 오히려 그보다는 참하고 얌전하고 열성적인 비둘기가 저 닭보다는 더 적합하고 보기 좋은 형상이 아니었을까? 그 까닭이 있을 것이다.
우선 신자라면 누구나 예수님을 배반한 베드로 사도에게 경고해 주고 경각시켰던 예루살렘 대사제관의 뜰에 있었던 저 유명한 닭에 대하여 알고 있을 것이다.
전설에 의하면... 베드로 사도는 전생애 동안을 닭 우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늘 회개의 눈물을 흘렸어야 할 만큼, 잊혀 질 수 없는 닭이었다.
베드로 사도의 귓전에 사무치게 했던 그 무엇을 성당 종각 위에 있는 닭은 오늘도 성당에 오는 신자들의 귓전에 울려 준다. 즉, ‘회개하고 속죄하라!’고 우리에게 외치고 있는 것이다.
닭을 종각 위에 세우면서 옛 사람들이 지녔던 또 다른 생각은 매일 매일 해맑은 울음소리로 밝아오는 아침을 전하는 것이다. 시계도 없을 당시에 아침에 경신례로 불러 모으는 역할을 닭이 했다고 하겠다.
그래서 옛 저서들에서 오늘날 성무일도 중에 ‘아침기도’라고 하는 아침찬미를 ‘닭이 울 때 하는 기도’라고도 불렀다.
신심 깊었던 옛 사람들이 격언에서 전해 주듯이 이 닭은 ‘하느님의 아침! 하느님의 아침이요!’ 하고 울어대면서 그리스도교의 원초적 지혜를 우리들의 귓전에 알려주고 있다.
즉, 아침은 특별히 하느님의 것이며 하느님께 속한다. 왜냐하면 아침은 하루의 시작이며, 하루 중 가장 고귀한 시간이며, 해가 떠오르는 시간이고 의덕의 태양인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하신 시간이기 때문이다.
가장 고귀한 것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는 것과 같이 가장 고귀한 하루 중에 아침을 하느님께 봉헌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닭도 울지 않고 그 울음소리조차 듣기 힘든 시대이지만, 마치 경찰이 금하기나 하는 양, 평일에 성당에 가는 것을 회피하고 주일에만 겨우 성당에 나오는 사람들이 있다면, 종각 위에 우뚝 선 저 닭은 ‘하느님의 아침’이라고 귓전에 울어주며 일깨워 줄 것이다.
한번 노력해 보라! 아침을 주님께 바치는 그날, 얼마나 마음이 기쁘며 그날의 일이 얼마나 순조롭게 이루어지는지...
당신이 어떠한 사연으로 하느님의 전당에 오든지 간에 종각 위에 저 닭은 ‘하느님의 아침’으로‘속죄의 정신’을 지니고 오라고!
이른 아침 해맑은 소리로 당신을 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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