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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5일 야곱의 우물- 요한 5, 17-30 묵상/'무능함' 이라는 위로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05 조회수419 추천수7 반대(0) 신고
`무능함` 이라는 위로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에게, “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 때문에 유다인들은 더욱 예수님을 죽이려고 하였다. 그분께서 안식일을 어기실 뿐만 아니라, 하느님을 당신 아버지라고 하시면서 당신 자신을 하느님과 대등하게 만드셨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아버지께서 하시는 것을 보지 않고서 아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분께서 하시는 것을 아들도 그대로 할 따름이다.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사랑하시어 당신께서 하시는 모든 것을 아들에게 보여주신다. 그리고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들을 아들에게 보여주시어, 너희를 놀라게 하실 것이다. 아버지께서 죽은 이들을 일으켜 다시 살리시는 것처럼, 아들도 자기가 원하는 이들을 다시 살린다. 아버지께서는 아무도 심판하지 않으시고, 심판하는 일을 모두 아들에게 넘기셨다.
 
모든 사람이 아버지를 공경하듯이 아들도 공경하게 하시려는 것이다. 아들을 공경하지 않는 자는 아들을 보내신 아버지도 공경하지 않는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듣고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이는 영생을 얻고 심판을 받지 않는다. 그는 이미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갔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죽은 이들이 하느님 아들의 목소리를 듣고 또 그렇게 들은 이들이 살아날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아버지께서 당신 안에 생명을 가지고 계신 것처럼, 아들도 그 안에 생명을 가지게 해주셨기 때문이다. 아버지께서는 또 그가 사람의 아들이므로 심판을 하는 권한도 주셨다. 이 말에 놀라지 마라. 무덤 속에 있는 모든 사람이 그의 목소리를 듣는 때가 온다. 그들이 무덤에서 나와, 선을 행한 이들은 부활하여 생명을 얻고 악을 저지른 자들은 부활하여 심판을 받을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스스로 할 수 없다. 나는 듣는 대로 심판할 따름이다. 그래서 내 심판은 올바르다. 내가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요한 5,17-­30)
 
 
 
 
◆원목 신부로 있을 때 환자들을 만나기 위해 병실을 돌아다니다 보면 저도 모르게 우울해지고 무기력한 감정에 휩싸일 때가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병을 앓아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이들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 난감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 어떤 말로도 그들이 겪는 아픔과 처지를 헤아리고 위로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골다공증이 심해 제대로 걷지 못하는 할머니 한 분이 입원했습니다. 저는 그 할머니를 만날 때마다 나으실 거라고, 좋아지실 거라고 별 근거도 없는 위로밖에 해드릴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할머니의 다리는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며칠 후 찾아갔을 때 “내 발로 성당에 걸어가서 제대를 바라보며 미사참례하고 기도하고 싶었는데 이제 내 생전에는 안 될 것 같다.”며 울먹이시는 할머니 앞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원목자는 병을 치유하거나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이 아니라 병자와 함께 아파해 주고, 그 무능을 나누어 지는 사람임을 체험했습니다. 십자가 위의 예수님은 참 무능한 분이시지요. 울고 있는 사람과 함께 울어주는 것이 위로가 되듯, 아픈 사람과 함께 아파해 주는 십자가 위의 그분이 우리의 위로가 되어주십니다.
김영수 신부(광주대교구 청소년 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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