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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의 참 좋은 선물" - 2008.3.20 주님 만찬 목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20 조회수751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3.20 주님 만찬 목요일                              
탈출12,1-8.11-14 1코린11,23-26 요한13,1-15 

     
                                             
 
 
"주님의 참 좋은 선물"
 
 
 


하느님께서 우리 인류에게 주신 가장 좋은 선물은 무엇일까요?

하느님의 아드님,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이십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좋은 선물은 무엇일까요?

지금 거행하는 성체성사입니다.

하느님 사랑의 결정판이 성체성사이며
이 성체성사 없이는 교회공동체도, 사제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주님은 세상을 떠나시기 전 마지막으로,
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전 파스카 성삼일의 첫날,
성목요일 주님 만찬 저녁 미사에 우리를 초대해 주셨습니다.
 
복음 말씀대로,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떠나 실 때가 온 것을 아시고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인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셔서
당신의 저녁 만찬 미사에 초대해 주셨습니다.
 
삶도 아름다웠지만 죽음을 앞둔 마지막 주님의 사랑은
참 거룩하고 아름다워 감동적입니다.


만찬미사의 절정이자 핵심은 둘입니다.
 
그 하나가 주님의 성체와 성혈의 나눔입니다.

그대로 주님의 생명과 사랑의 결정체인 주님의 성체와 성혈입니다.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이 잔은 내 피로 맺은 새 계약이다.
  너희는 이 잔을 마실 때 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주목되는 말마디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입니다.

기억 없이는 영성생활도 불가능합니다.
주님을 기억하여 늘 새롭게 행하는 것이 영성생활의 핵심입니다.
 
기억과 행함이 늘 함께 가야 건강한 영성생활입니다.
지난 과거로 끝난 성체성사가 아니라,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끊임없이 주님을 기억하여
오늘 여기서 새롭게 거행해야 하는 성체성사입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영원한 오늘을 살게 하는 성체성사입니다.
 
2000년 전의 주님께서
똑같이 오늘 지금 여기 이 만찬미사에 현존하십니다.
 
한 마디로 주님의 성체와 성혈의 사랑을 먹고 사는 우리들입니다.
말 그대로 성체성사는 하느님 사랑의 결정체입니다.


두 번째는 제자들의 발을 닦아주시는 겸손한 모습입니다.
하느님께서 무릎 꿇고 사람의 발을 닦아주십니다.
세상에 이런 하느님이 어디에 있습니까?
이보다 거룩하고 아름다운 장면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런 주님의 모습을 생각하면 늘 감동스럽고 부끄러울 뿐입니다.
사람이 되신 하느님께서
무릎 꿇고 제자들의 발을 닦아 주셨고,
마침내는 십자가의 죽음을 맞이하셨습니다.
 
참으로 사랑과 겸손의 하느님이심을 깨닫게 됩니다.

복음의 묘사가 아름다워 읽어 드립니다.
죽음을 앞둔 마지막 유언과도 같은 행동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에게서 나왔다가 하느님께 돌아간다는 것을 아시고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셨다.
  그리고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

이어 주님의 유언과도 같은 말씀입니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준 것이다.”

성체성사의 정신은 바로 나눔과 섬김임을 깨닫게 됩니다.
 
당신의 성체와 성혈을, 전존재를 우리에게 나눠 주시고,
우리의 발을 닦아 주시며 섬기신 주님이십니다.
 
새삼 나눔과 섬김의 삶이 없으면,
사랑과 겸손의 삶이 없으면 주님을 만나지 못함을 깨닫게 됩니다.
 
하늘 높이에서가 아닌
땅 낮은 곳에서 나누시고 섬기시는 주님 계시기 때문입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기억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오늘 여기 삶의 현장에서 나눔과 섬김으로 기억한 것을 행하여야
비로소 성체성사의 완성입니다.
 
보기위한 미사가 아닌 살기위한 미사입니다.
 
삶과 분리된 미사전례가 아니라
전 삶으로 확산되어 삶 전부가 미사가 되어야 합니다.

순례여정중의 교회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미사입니다.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의 하느님을 향해 여정 중인
성체성사의 배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이집트를 탈출하기 전 마지막 밤,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 미사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그날 밤에 그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불에 구워, 누룩 없는 빵과 쓴 나물을 곁들여 먹어야 한다.
  그것을 먹을 때는,
  허리에 띠를 매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서둘러 먹어야 한다. 이것이 주님을 위한 파스카 축제다.”

신약의 파스카 축제가 미사입니다.

죽음에서 생명에로,
어둠에서 빛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하느님을 향한 부단한 탈출의 파스카 축제가 미사입니다.
 
허리에 띠를 매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뭔가 긴장이 스며있는 약속의 땅 미래를 향한 역동적 분위기입니다.
 
이런 자세로 미사를 봉헌해야 합니다.
 
나날의 삶의 전투에 파견되기 전
주님의 생명과 사랑으로 완전 무장하는 미사시간입니다.
 
2000년 전 주님은 오늘도 똑같이
우리를 당신 만찬미사에 초대해 주셔서
당신 성체성혈의 사랑으로 우리를 충전시켜 주시고,
몸소 우리의 발을 닦아 주시며 말씀하십니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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