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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일이 곧 교회의 일?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8-04-07 조회수500 추천수14 반대(0) 신고

 

 

 

  

요한 6,22-29

  

본당에서 여러 가지 일을 도맡아 분주히 살아온 부지런한 자매가 있었다.

이 자매의 가정이 자칫 깨어질 뻔했다.

남편이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어떤 여자와 사귀고 있는 것을

나중에서야 자매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남편의 외도는 끝이 났으나

그간의 언행들을 생각하면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하느님의 일을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왜 이런 일이 자기에게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자매는 정말 본당의 신심활동이란 활동은 거의 다 참여하였다.

매일 미사는 기본이고 강의도 기도모임도 빠지는데 없을 정도로 열심이었다.

활동이든 기도든 그만큼 하는 사람이 없었다.

 

거절을 못하는 성격인데다가 무슨 일이나 군소리 않고 잘 해내어

수녀님이나 신부님은 일만 생기면 자매를 불러댔다.

교회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는 자매를 보고

정작 다른 사람들이 그 가정을 걱정하곤 했다.

 

그러다 그런 일을 당했으니 그럴 줄 알았다고 쑥덕거리는 사람까지 있었다.

매일 밖으로 나돌아다니는 자매 때문에

집에 혼자 남은 남편은 얼마나 적적했겠냐고 했다. 

 

하여튼, 다행히도 그 자매의 가정은 깨지지 않았다.

고통 속에서도 하느님이 말씀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자 몸부림쳤고

마침내 해답을 얻어냈다.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밖에서만 행복을 찾으려 했는지.

얼마나 멀리서만 하느님을 만나려 했던가에 대해 성찰하며

뼈저린 참회와 통한을 느꼈다고 했다.

하느님은 자신을 가정으로, 여자로 되돌려놓으려

그 같은 고통을 주셨나보다고 하였다.

 

그후 자매는 교회의 일을 줄이고 가정 안에 좀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같다.

한바탕의 폭풍이 지나가자 부부는 신혼시절로 되돌아간 것같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가끔은 그들이 주고받던 메시지나 메일이 생각나 분노가 솟구친다지만 말이다.

 

.................................

 

 

‘하느님의 일’은 정말 무엇인가?

하느님의 일은 참으로 어디에 있는가?

 

교회의 일을 따로 맡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삶이 힘든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서도 교회의 온갖 일에 나서는 사람도 많이 있다.

마치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나마의 복도 걷워갈 것처럼 적극적이다.

마치 자신이 없으면 교회가 쓰러지기라도 할 것처럼 맹렬한 기세로 덤빈다.

 

과연 그것이 하느님을 위한 일이라 그러한가?

과연 그것을 하느님이 진정 원하실까?

열심하고자 하는 진정한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아야한다.

열심하고자 하는 지향은 올바른지 생각해보아야한다.

 

방효익 신부님의 '더럽게 열심이다'라는 책에는,

본질이 무엇인지 모르고 현상과 명분에만 집착하는 신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어떤 신자가 되느냐 보다는 무엇을 하는 신자에만 관심이 있는 신자들이 그들이다.

이런  신자들은 차라리 열심하지 않은 것이 더 좋다고 한다. 

차라리 가만히 기도하고 앉아서 진정한 자신을 찾는 것이 더 좋은 이라고 한다.

 

....................

 

오늘 사람들이 와서 예수님께 질문한다.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마치 하느님의 일은 교회에만 있는 줄 아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 같다. 

자신의 일, 가정의 일은 항상 다음으로 미뤄두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 같다.

 

그렇다고 자신과 가족만을 사랑하는 이가 되라는 말씀은 아니지만,

밖에서만, 멀리서만 하느님의 일을 찾으며,

자신과 가정을 소홀히 여기는 사람들은 이 말씀을 잘 새겨들어야할 것같다.

 

하느님의 일은 교회에만 있지 않다.

하느님의 일은 거창하지만 않다.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가장 소홀히 하기 쉬운

내 가까이에 있는 가족과 친족 하나를 따듯이 보살피는 것,

그리고 자기 자신을 소중히 돌보는 것,

그것으로 믿음을 증명하는 것,

그것이 바로 하느님의 일이다. 

그것이 결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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