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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나의 가난 철학 ... 차동엽 신부님 **
작성자이은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8-04-10 조회수757 추천수6 반대(0) 신고
 

 
 
 
 
 

 나의 "가난" 철학

어쩌다가 글을 많이 써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여기저기 청탁해 오는 글도 써야하고
또 계획된 글도 써야 한다.
떠밀려서 억지로 쓰게 된 것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내가 원한 것이다. 아니 하느님께서 소명(召命)을
주셨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저 "예" 할 따름이다.
15년 전 사제 수품을 준비하면서 피정 중에 드렸던
약속이 오늘도 하루 하루를 사는 등대가 되고 있다.

"언제 어디서 누구를 통해서 어떻게 들려올지 모르는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사제로 살겠습니다."

지금도 안테나를 곧추세우고 이쪽저쪽으로 돌려보며
주님의 음성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비약으로 느껴지겠으나 이것은 나의 "가난" 철학의
편린이다.

나는 가난을 내 식으로 이해하며 살고 있다.
내가 이해한 가난은 "하느님 중심"으로 사는 것이다.
물적으로 가난해도 하느님 중심이 아니면
그 사람은 "부자"이다.
경제적으로 부유해도 하느님 중심이면
그 사람은 "가난한 자"이다.

하느님 중심으로 산다는 것은 어려우면서도
쉬운 일이다. "내 뜻", "내 지혜", "내 능력"에
집착하면서 무척 어려워진다.
일단 "당신 듯", "당신 지혜", "당신 능력"에
첫 자리를 드리면 쉬워진다.

부자의 비극은 "스스로" 콤플렉스에 있다.
가난의 행복은 더 이상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지(마태 11,28) 않아도 되는 자유로움에 있다.
이 시대의 재난은 자아(自我), 자율(自律), 내재(內在)를
내 세우며 하느님 없는 천국(天國)을 꿈꾸는 데 있다.

스바니아는 말한다.
"내가 기를 못 펴는 가난한 사람만을 네 안에 남기리니/
이렇게 살아남은 이스라엘은/ 야훼의 이름만 믿고
안심하리라."(스바 3,12)

사도 바오로는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지혜 있다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을 택하셨으며,
강하다는 자를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약한 사람들을 택하셨습니다.
또 유력한 자들을 무력하게 하시려고
세상에서 보잘것없는 사람들과 멸시받는 사람들,
곧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을 택하셨습니다."
(1고린 1,27-28)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 것이다."(마태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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