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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펌- (56) 저녁기도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8-04-15 조회수520 추천수3 반대(0) 신고
 

작성일     2004-02-05 오전 2:13:21     번  호    6414      작성자     이순의(leejeano) 

 

 
 
 
     (56) 저녁기도
                  이순의
 
 

저녁기도

 

깊은 저녁의 골목에서 누군가 객정을 부리고 있다.

 

잠깨라고 취중의 실수를 더럽게 뱉어내고 있다.

 

내 짝꿍이 배탈이 나서 끙끙 앓다가 이제야 잠이 들었다.

 

한약 세 첩을 지어다 한 첩 달여 먹이고 보초를 서고 있다.

 

급하면 응급실에 가려고!

 

각시의 정성에 곤히 잠이 들었다.

 

혹시나

 

반가운 메일이라도 확인해 보려고 창을 열었다.

 

사춘기 아들은 자고 어미는 가슴 졸인다.

 

창 여는 소리에 잠깨어 자기 컴퓨터 또 만졌다고 눈을 부라릴까 무섭다.

 

흔적이라도 남겨주시라는 반가운 메일을 읽었다.

 

그래서 지금 흔적을 남기고 있다.

 

아직도 취객은 골목 안에서 잘났다고 소리를 지른다.

 

펑펑 눈 내리는 냉기가 걱정되어 창문 열고 내려다본다.

 

거기도 짝꿍이 힘들어하며 서있다.

 

취객도 짝꿍이 있어 안전하다.

 

내일도 이 창에 오고 싶다.

 

흔적을 남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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