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로서 그 누구보다도 헌신적 삶을 사는 분이 요즘 수면제를 먹어야만 잠을 잔다고 한다. 독실한 신앙인인 그가 한숨을 푹푹 쉬며 토로한 이야기다.
어떤 종교 재단 병원에서 경영과 기획 전문가를 초빙한다는 광고를 냈다. 이제는 병원도 전문 경영을 해야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다나. 전문 경영이라 함은 특성화 또는 차별화를 하겠다는 것인데, 과연 종교 재단 병원이 내세우는 특성화는 무엇일까? 설마 여타 병원처럼 돈 잘 벌어 나중에 베풀겠다는 명분 아래 돈 잘 버는 쪽으로 기획하겠다는 것은 아닐 테고. 혹시 다른 병원에서는 하지 않는 말기 암환자를 위한 호스피스 병실을 확충하거나 임종을 앞둔 어느 독지가의 기부금으로 더욱더 내실을 기하려는 것인가?
의료 자체가 선교인 때가 있었다. 개화기 때 인천에는 서구식 의료와 선교와 교육이 함께 들어왔다. 구급약조차 없던 그때, 선교사들이 베풀었던 의료 봉사는 곧 선교였다. 그들이 했던 선교의 또 다른 방법은 교육이었다. 우리는 이 셋을 같은 맥락에서 보았고, 그것이 이 땅에 끼친 영향은 엄청났다. 그리고 민주화 시대, 이 땅에서 교회는 나름대로 시대적 소명을 받았고 실천했다.
요즘 교회 병원에는 자판기 커피 대신 고급 커피숍이 생기고, 최신식 주차장만큼이나 새로운 시술이 서민적 의료를 대체하고 있다 한다. 이윤 경영 압박이 본질적 치료를 밀고 들어오는 가운데, 교회 병원마저 다른 병원처럼 떠밀려가서 그 본래의 특성을 잃는다면 어떻게 될까? 시대와 장소가 달라지면 그에 발맞추어 교회 병원도 새로운 모습을 갖추어 변화 발전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하느님을 섬기는 일, 가난한 사람을 돌보고 자비의 의술을 펴는 그 근본 목적은 변함없이 살려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 내 자리에서 올바로 하느님을 섬기는 일은 어떠한 것인지 자문해 본다.
이흥우(인천교구 부평3동 천주교회)
이와같은 때엔 난 노래하네
이와 같은 때엔
난 노래하네
사랑을 노래하네 주님께
이와 같은 때엔
손 높이 드네
손 높이 드네 주님께
주님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주님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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