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시며 그것이 주님이 주시는 계명이고, 이 계명을 지키면 예수님의 사랑 안에 머무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분은 우리를 벗 삼아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알려주셨다.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어 주신 크고 넓고 깊은 사랑이 예수님의 사랑이다. 나에게 주시는 주님의 사랑을 모르고는 결코 진실한 사랑을 할 수 없다.
어린 시절 나의 기도는 일생 동안 다른 사람을 도우며 살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바꾸어 말하면 나 자신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형편에 처하지 않게 해 달라는 것이다. 얼마나 이기적인 모습인가? 생각하면 지금도 부끄럽다. 사랑이 아닌 것을 사랑인 줄 알고 행할 때가 참 많다. 그래서 성경은 내 전 재산을 가난한 이웃에게 나누어 주고, 타인을 위해 내 몸을 불사른다 해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씀하신다. 이 정도 하면 대단한 사랑인 것 같은데, 그 속에도 사랑이 없을 수 있다는 말씀이다.
기도 중에 하느님께 사랑이 어떤 것이냐고 여쭈어 본 일이 있다. 그때 주님은 내 마음에 이렇게 들려주셨다. “사랑은 자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주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사랑의 모습이다. 끝까지 기다리고 오래오래 참고 견디며 죽기까지 그렇게 사는 것이 사랑이라고 가르쳐 주셨다. 나에게 사랑을 베풀어 준 사람에게 그 사랑을 되돌려 주기란 결코 쉽지 않다. 돌려주고 싶은데 그는 이미 내 앞에 없을 때가 많다. 그래서 예수께서도 작은 자에게 하는 것이 바로 나에게 한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을 주님의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 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배려하고 섬기는 것. 그것이 주님의 계명을 지켜 서로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주님을 알기도 전에 이미 나를 사랑하신 주님처럼.
원순희 목사(여수 송여자 생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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