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 그런 것들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왔습니다.”라고 부자 청년은 이야기한다. 예수께서는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좀 더 완전한 존재가 되어 당신과 함께하는 삶으로 초대하신다.
부자 청년은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그분과 깊은 친교로 들어가는 삶에 진정한 아름다움과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이제껏 자신이 누려왔던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도 어렵게 느껴졌다. 그는 슬픈 마음으로 예수님을 떠나갔다.
우리는 모든 것을 주님께 맡겨드리며 주님과 함께 살기를 원하지만, 그 가운데 어떤 부분은 제외시키곤 한다. 그것은 우리의 존재나 삶 전체에서 볼 때 아주 작고 사소한 것처럼 느껴지며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을 혼란시키며 주님께 응답하는 것을 방해하기에 충분하다.
부자 청년의 경우 어려서부터 모든 계명을 잘 지켜왔음에도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그에게 부족한 한 가지, 가진 것을 나누라는 예수님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더 아름답고 의로우며 존재의 완성에 더 적합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더 익숙하고 편안하며 더 큰 안정감을 주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부자 청년에게 재물은 예수님을 따르는 삶에서 아주 작고 사소한 부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부자 청년은 그것을 제외시켜 놓고 다른 모든 계명은 잘 지켰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것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주님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주님을 따른다는 신앙의 관점에서 볼 때, 우리의 잘못은 반드시 우리가 어떤 나쁜 행위를 하는 데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삶과 우리 마음의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주님한테서 결코 제외시켜서는 안 되며 주님이 아닌 다른 것이 내 마음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한다는 데 있다.
이상각 신부(수원교구 남양성모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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