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생활을 보다 잘 하는 사람이 보다 나은 인간 존재라
고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오직 하느님과의 친분 관계를
통해서만 보다 충만해지고 완전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인간은 단순히 생물학적이거나 사회적인 존재이
상의 존재가 됩니다. 이렇듯 기도는 필요 사항이 아니라
가치 체계에 속합니다.
즉 우리가 기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지라도 기도의 필
요성은 존재한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기도 해야겠다는 생
각이 들 때뿐 아니라 기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지라도
우리는 기도해야 합니다.
그뿐 아니라 이것은 또한, 기도란 하느님께 무상으로 받은
선물에 대한 인간의 겸손한 응답이므로, 기도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자발적인 행위라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그
것은 인간의 행동을 판단하는 효능이나 효율의 기준과는 맞
지 않습니다.
그런 까닭에 애써 기도를 하는 것보다도 기도 자체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다음과 같은 간디의 말은 맞는 말입니
다.
"기도할 말을 찾기 위해 마음을 산란케 하는 것보다, 아무
말없이 기도에 잠기는 것이 더 낫다."
우리의 만족이나 위엄, 공적을 내세우기 쉬운 간구의 기도
에도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마음이 결들여 있어야 합니다.
탄원이나 애원의 기도도 무언가를 얻어 내는 수단으로 여
겨서는 안되며, 기도의 효과나 유용성을 따지지 말아야 합
니다.
이것은 또한, 기도란 하느님께 우리의 시간을 따로 떼어드
리는 것임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기꺼이 하느님과 함께 보
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아니, 하느님을 위해 시간을
내야만 하며, 기도를 실용적인 목적으로 해서는 안됩니다.
기도는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이 아니라 자아를 해방
하는 활동입니다. 기도는 자유로운 마음으로 아무것도 바
라지 않으며 하느님께 바치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