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사냥"
구름이 해를 가려도 여름은 더워요
감기 한집살이
발이 풀려
스스로 포로가 되어버린 아버지 집 골방
더위하고 한판 할래요
긴바지 긴팔 테 넓은 모자
걸망속은 얼음 두병
박달나무 지팡이
가벼운 신발
손가락 묵주들고
강을 지나 산으로 나 있는 소로 더위 맞으러 걸었어요
소나무 그늘 되어 도웁고
계곡 물소리
새 소리마져 정겨웠는데
등을 따라 주루룩
온몸으로 그리움 같은 땀 방울 끈적끈적
탈수가 느껴질즈음
얼음물병 거꾸로 처드니
꿀꺽꿀꺽
시원한 물소리 높고 검은 구름이 끌려 내려오네
와르르 돕는 소나기 더위는 추락해도
동거하는 감기
재치기 보내며 같이 놀자해도
물 속에 코박고 구상중
더위는 강해
얼마쯤 더 견디면 아버지 영역을
가늠이라도 할 수 있으려나
그리움은
늘
가려져 있어요
/ 레오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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