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궁극적으로 바라고 찾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부, 명예, 그럴듯한 직장, 좋은 배우자, 권력, 성공…. 사람마다 대답이 다르겠지만 대략 요약해 보면 행복과 영원한 생명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삶의 행복과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사람들은 기를 쓰며 돈을 벌고 경쟁하며 능력을 키우고, 세상이 가르치는 더 나은 삶을 향해 오르고 또 오르며 그곳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마음 졸이며 삽니다. 꾸역꾸역 채우고 더 가지려 애를 쓰며 사는 것 같습니다.
오늘 우리 삶을 비추어 볼 때, 복음 속 부자는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우리 중 한 사람으로 느껴집니다. 열심히 일해서 정당하게 얻은 부를 가지고 이웃과 화목하게 살며 사람들을 돕는 일에도 인색하지 않은 우리들 중 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으로 교회에서 가르치는 것을 지키려 애쓰며 나름대로 선하게 살아오고 마음 깊은 곳에 우리처럼 영원한 생명에 이르고 싶은 소망을 간직한 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만하면 열심히, 착하게 사는 것 같은데 자꾸 마음 한편에서 무언가 부족을 느끼는 건 왜일까요? 떨쳐버릴 수 없는 그 마음이 복음 속 부자처럼 예수님께 묻게 합니다. “그런 것들은 제가 다 지켜왔습니다. 아직도 무엇이 부족합니까?” 우리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이르시는 예수님의 대답은 명료합니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마르 10,21; 루카 18,22 참조)
예수님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너무도 잘 아시기에 우리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십니다. 지금껏 우리가 살아온 삶에 대해 대견하게 생각하며 긍정해 주시는 눈빛으로 느껴집니다. 그러면서도 우리에게 부족한 한 가지가 가진 것을 다 파는 일임을 상기시켜 주십니다. 이 가르침이 우리에게 짐이 아니라 초대임을 믿을 수만 있다면, 또 우리가 가진 것이 재물만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면 우리는 가난한 이들과 참으로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될 것입니다.
가진 것에 감사하기보다 부족함을 느끼며 더 갖고 싶어하던 불안한 마음을 대면하게 될 때 우리는 우리를 지키려 움켜쥐고 축적해 놓은 것을 다 내놓고 참된 자유를 체험하며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지금 여기서 하늘나라를 살게 될 것입니다.
남궁영미 수녀(성심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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