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436) 술집주인과 방화범 신부 / 이길두 신부님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08-18 조회수1,129 추천수11 반대(0) 신고
 
 
 
 
8월 셋째주 연중 제20주일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마태 15,21-28)
 
 
 
 
 
                       술집 주인과 방화범 신부
 
 
                                                               글 : 이길두 ( 충주 목행동성당 주임신부)
 
 
5층짜리 건물 4층에 임시성당이 들어서게 되었는데
이미 5층에는 술집이 들어와 있었다.
 
낮 미사는 상관이 없었지만 저녁 미사 때는 4층 성당과 5층 술집 사이에
서로 신경전이 벌어지곤 했다.
 
여러 어려움을 겪은 후에 신부는 온 신자와 54일 기도에 들어갔다.
무슨 지향이었을까?
 
그런데 채 한 달이 되기도 전에 5층에서 불이 나 술집은 까맣게 타고,
4층인 성당은 커튼 한 장도 그을리지 않았다.
 
술집주인의 신고로 수사가 시작되었다.
경찰서 조사계장이 물었다.
 
"술집사장은 신부님이 기도해서 술집이 불이 났다고 하던데....
 그게 사실인가요?"
 
그러자 신부의 대답.
 
"네....   기도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도한다고 불이 났겠습니까?"
 
그러자 조사계장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술집사장은 기도해서 불이 났다고 믿던데.....
 정작 기도한 신부님은 기도해서 불이 날 리가 있냐고 하시니....  ."
 
수사의 결론은 이렇게 났다.
 
"이렇게 믿음 없는 신부님이 기도했다고 해서 불이 난 것 같지는 않음."
 
 
 
이 믿음 없는 모습은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 그 누구에게도 예외일 수 없다.
나는 예수님을 잘 안다고,
잘 믿고 있다고
스스로를 대견히 여기고
그 믿음을 보여주며 가르쳐왔다.
 
그런데 '많이 배운 바보는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보다 더 큰 바보다.'라는 말이 있듯이
깨달았다는 생각만큼
깨달음에 방해되는 것이 없다.
 
안다는 것이 하느님을 믿는데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사실
선생,
의사,
판사나
사제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음을 잘 알아야 한다.
 
모르는 것에 본질이,
믿음이 들어있다.
 
 
가나안 여인의 절규,
제자들의 따돌림,
은총의 부스러기라도 얻고자하는 여인의 간절한 믿음,
예수님의 은총.....  .
 
예수님이 보는 것은 여인의 믿음이다.
여인의 믿음은 제자들이 모르는 믿음이다.
 
의심은 장애물을 보고 있는 것이고,
믿음은 장애물을 뚫고 보는 것이다.
 
여인은 장애물을 뚫고 예수님을 보고 있다.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능력이다.
모르는 것을 보는 힘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불확실한 것을 수용하는 힘을 믿음이라 할 수 있다.
 
신앙인은 의심하기보다 용기가 있다.
신앙인은 강아지로 취급받아도,
빵 부스러기를 주더라도
자존심을 세우지 않고 고마워한다.
 
이런 용기가 나에게 있는가!
 
 
 
오늘 복음은
 
" 신부인 너보다 평신도들이 하느님을 더 잘 알고 있다는 걸 너는 아느냐?"
 
하고 묻는 것 같다.
 
믿음이 부족한 신부의 강론을 듣고도 믿음을 두터이 갖는 이들,
 
그들이 참 신앙인이 아닐까.
 
 
                      ㅡ가톨릭 다이제스트 중에서 ㅡ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