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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늘 나라 검문검색대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08-19 조회수545 추천수4 반대(0) 신고

 
 
지지난 토요일,
본당 청년들과 함께 MT를 가졌던 월악산 주변에는
여름철 물놀이 인파가 계곡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나돌아 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그만큼 많은 차와 사람들, 그리고 캠핑 텐트들이
미어터질 듯이 들어찬 모습은 처음 보았다.
더 놀라운 것은 그렇게 수 많은 차와 사람들로 터져나갈 듯 한데도
계속해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계곡 물은 너무나 맑고 깨끗하였다.
며칠간 장마비가 지나간 탓일 것이었다.
나 같으면 얼른 짐을 싸들고 사람들이 없는 한적한 곳으로 옮겼을텐데
그렇게 사람들로 붐비는데도 불구하고 꾸역 꾸역 사람들이 더 모여들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아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만큼 사람들의 욕심이 깊다는 것과 그만큼 자연은 넓고 자비롭다는 걸 알게 해 주었다.
한 낮의 태양은 너무 뜨거웠다.
맨 살로 그 뜨거운 태양을 견뎌내기는 너무 힘들게 생각되었다.
그래도 물에는 들어가보고 싶었다.
펜션 바로 옆에 커다란 도랑이 있었지만 물이 깊지 않았다.
하지만 그 덕분에? 사람들이 한적해서 좋았다.
거기서 천막치고 돌 몇 개 건져내고 물놀이 하면 되겠다 싶었다.
하지만 청년들은 거기서 십여미터 떨어진 곳에서 물놀이를 하자고 한다.
제법 넓고 깊은 냇가가 형성되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사람들이 많으면 물도 더럽고 안좋은텐데 싶었지만
다들 그곳에서 물놀이를 원하니 옷을 갈아입고 합류했다.
그 뜨겁던 태양도 물 속에 들어오니 아무것도 아니었다.
역시 자연의 힘은 위대하다.
아스팔트도 녹이는 더위지만 그 더위도 거뜬히 견뎌낸다.
우리는 한 시간도 땡볕아래 서 있을 수 없지만
땅속의 수분을 움켜잡고 있는 초목은 더 푸르고 열매는 더 달다.
사람도 땅 속에 뿌리를 내리고 그 속에 있는 물기를 움켜잡고 있으면 괜찮을까?
그런데 물놀이를 하자면 수중에 들고 있던 걸 두고 와야 한다.
휴대폰, 카메라, 돈지갑, 겉옷 등등.
부자가 하늘나라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귀를 빠져 나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하신 까닭이 생각난다.
실제로 예수님 당시에는
낙타에 실은 짐을 모두 내려놓고 통과해야 하는 길이 있었다고 한다.
넓은 길로 돌아가면 되겠지만 그 길이 많이 질러가는 길이었기에
겨우 낙타 한 마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을 다녔을 것이다.
하늘나라 문도 그와 같을 것이다.
우리가 가진 것들을 모두 내려놓아야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휴대폰, 카메라, 돈지갑 뿐만 아니라
온갖 나쁜 마음들, 욕심을 버려야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죽어서야 갈 수 있는 곳이니 돈 지갑 같은 거야 갖고 있지 않겠지만,
그릇된 생각들은 깨끗하게 정리해야 할 것이다.
비행기 탈 때 몸에 쇠붙이가 있으면 ‘삐’하고 울리는 장치가
하늘나라 문에도 설치되어 있을 것 같다.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마음에 기쁨이 없는 사람이 하늘나라 문을 통과하면
‘삐’하고 차단막대가 내려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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