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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착한 목자" - 8.20,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8-20 조회수651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8.20 수요일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1090-1153)기념일 
                                                                                            
에제34,1-11 마태20,1-16

                                                              
 
 
 
"착한 목자"
 


우리 모두의 착한 목자는 하느님이십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교회의 모든 지도자들이 지향하는 바도
하느님을, 그리스도 예수님을 닮은 착한 목자입니다.
 
아침 떠오르면서 온 세상 어둠을 환히 밝히고
모든 피조물에게 생명의 빛과 열을 주는 태양,
바로 착한 목자 하느님을 상징합니다.

오늘 기념하는 마지막 교부라 일컫는
시토회는 물론 트라피스트회 수도승들의 지대한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역시 착한 목자였습니다.
 
침묵과 고독을 그렇게 사랑했으면서도
병약한 몸으로 교회의 필요에 따라,
자신의 수도원은 물론 유럽의 착한 목자 아빠스로 활약했던 분이었습니다.
 
무려 아빠스 재임 기간 1/3은 사목방문 성격의 여행으로
부득이 수도원을 비울수 뿐이 없었다 합니다.

우리의 사부 성 베네딕도 또한 착한 목자의 전형입니다.
베네딕도회의 아빠스들, 본질적인 임무는 착한 목자입니다.
 
규칙서의 다음 대목이 감동적입니다.

“아빠스는 모든 좋은 것과 거룩한 것을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며,....
  자기가 제자들에게 부당하다고 가르치는 바는
  무엇이거나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자기의 행동으로 가르칠 것이다...
  아빠스는 수도원 안에서 사람들을 차별하지 말 것이다...
  아빠스는 각자의 성질과 지능에 따라
  모든 이에게 순응하고 알맞게 해줌으로써
  자기에게 맡겨진 양들에게 손해가 없도록 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양들의 수효가 늘어남을 기뻐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나가고 사라질 지상 사물에 대해 마음을 쓰느라고
  자기에게 맡겨진 영혼들의 구원문제를 소홀히 하거나
  가벼이 보아 넘기지 말아야 하며,
  자기가 영혼들을 다스리도록 책임 맡았으므로
  그들에 대해 헴바침이 있으리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수도원은 결코 주식회사가 아니고
원장은 관리, 경영만 하는 CEO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착한목자는 비단 교회지도자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모든 지도자들에게 해당되는 보편적 지도자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주식회사에 CEO사장 대통령,
불편하고 부자연스럽게 짝이 없습니다.
 
역시 대한민국 공동체 성원들을 모두 보듬어 안는
착한목자 대통령이 맞는 것입니다.

착한목자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고, CEO의 중심에는 돈이 있습니다.
 
돈 중심, 돈 중심 교육, 돈 중심 정치가 아닌,
사람 중심, 사람 중심 경제, 사람 중심 교육,
사람 중심 정치를 펼치는 착한 목자 대통령이어야 합니다.

어제 오랜 만에 초등학교 동창이 방문해 많은 이야기를 해 주고 갔습니다.

결국은 둘로 요약됐습니다.
 
돈 자랑, 자식 자랑이었습니다.
저에게 없는 것만 자랑하고 갔습니다.
 
 과연 나는 자랑할 게 무엇인가 생각 중 문득 떠오른 생각입니다.

“아, 하느님이, 그리스도 예수님이 나의 자랑이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환해지는 듯 했습니다.
가난과 독신을 사는 교회의 성직자, 수도자가 자랑할 것은
직 하나 하느님이요, 그리스도 예수님뿐임을 깨닫습니다.
 
우리 삶의, 공동체의 중심에 계신 착한 목자 하느님이요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우리의 자랑, 착한목자 하느님을 닮는 게 우리의 유일한 인생목표입니다.
 
착한 목자 하느님을 빼다 닮은 분이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오늘 말씀 지금까지의 내용을 전제로 하면 아주 쉽게 이해됩니다.

공동체의 중심에 서서,
안에서 좌우사방으로 밖으로 눈을 돌리는 게 착한 목자입니다.

좌우,
진보와 보수,
찬성자와 반대자,
영남과 호남,
가난한 자와 부자,
약한 자와 가난한 자
모두의 중심에 서서 포용하는 자가 착한목자입니다.
 
하느님 은총 없이는 참 힘든 직무입니다.
 
오늘 복음과 1독서의 착한목자를 상징하는 주님이 그 모범입니다.

복음의 착한목자를 상징하는 포도밭 임자인 주님은
유능한 CEO가 아니라 착한 목자임이 분명히 들어납니다.
 
시간에 따라 임금을 공평하게 차등 지급하지 않고
맨 나중 오후 다섯 시쯤 와서 한 시간 일한 자에게도
똑같이 한 데나리온을 지불합니다.
 
일한 양이 아니라 그 노동자에 딸린 식구들을 생각한
착한 목자다운 배려임이 분명합니다.
 
이건 분명 이익을 초점에 두고 무노동 무임금을 생각하는
CEO의 관점이 아닙니다.
 
너그러우시고 자비로우신 착한 목자 하느님의 관점입니다.

에제키엘을 통해
하느님의 악한 목자들에 대한 진노가 열화와 같이 터져 나옵니다.

그대로 오늘의 목자들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너희는 약한 양들에게 원기를 북돋아 주지 않고
  아픈 양을 고쳐주지 않았으며,
  부러진 양을 싸매주지 않고 흩어진 양을 도로 데려 오지도,
  잃어버린 양을 찾아오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들을 폭력과 강압으로 다스렸다.
  목자들은 내 양 떼를 먹이지 않고 자기들만 먹은 것이다.”

바로 역사상 모든 독재자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이런 악한 목자들과 대결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나는 착한 목자 하느님이십니다.
“나 이제 그 목자들을 대적하겠다.
  나는 내 양 떼를 그들의 입에서 구해 내어,
  다시는 그들의 먹이가 되지 않게 하겠다.
  나 이제 내 양 떼를 찾아서 보살펴 주겠다.”

교회 지도자는 물론 모든 믿는 이들이
착한 목자 하느님을 닮아 착한목자 영성으로 살라는 말씀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착한 목자 주님은 당신의 말씀과 성체의 생명과 사랑으로
우리의 상처를 치유해 주시고 원기를 북돋아 주십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시편23,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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