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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 찾는 사랑의 열정" - 8.31,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8-31 조회수538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8.31 연중 제22주일
                                                  
예레20,7-9 로마12,1-2 마태16,21-27

                                                  
 
 
 
 
"하느님 찾는 사랑의 열정"
 


하느님을 찬미하는 기쁨으로 살아가는 여기 수도자들입니다.

“여기 수도원에서 무슨 재미로 살아갑니까?”

누가 물을 때 마다 저는 주저 없이 대답합니다.

“하느님을 찬미하는 재미로 살아갑니다.”

하느님을 찾는 열정은,
하느님을 향한 그리움의 열정은
저절로 시편의 찬미 노래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주님은 나의 힘, 내 노래이시니, 당신이 나를 구하셨도다.”

얼마 전 새벽 동녘 붉게 물든 구름을 보며 써 놓은 글도 생각납니다.
 
 

새벽마다
  임 향한 그리움은
  하늘 높이
  떠올라
  구름이 된다.
  떠오르는 해님 사랑에
  붉게 물든
  구름이 된다.”
 

주님 향한 그리움의 열정이 살게 하는 힘입니다.
 
이 열정의 힘으로 살아가는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또 언젠가의 주고받은 문답도 생각납니다.

“수도사제 된 것에 후회는 없습니까?”

“예, 추호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가끔 하느님께 투정한 적은 있어도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하느님 찾는 열정이 사라져 투정이 아니라,
답답하고 힘들 때, 다 놓아버리고 싶을 때 하느님께 투정입니다.
 
어찌 보면 이 투정 또한 기도입니다.
하여 예레미야의 하느님께 대한 투정에 공감이 갑니다.

“주님, 당신께서 저를 꾀시어, 저는 꾐에 넘어갔습니다.”

전혀 하느님을 저주하거나 원망하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그냥 답답해 투정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랑이 식어 투정이 아니라 사는 게 힘들어서 투정입니다.
사실 부부간 때로 투정하고 짜증내고 푸념하는 것도
믿고 사랑하기에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얼마나 주님과 친밀한 사랑의 관계에 있는 예레미야 예언자인지
이 또한 그대로 절실한 기도입니다.
 
이렇게 힘들 때마다 사람이 아닌 주님께
자주 스트레스 풀며 기도해야 몸과 마음 무너지지 않습니다.


하느님 찾는 사랑의 열정 있어 성소입니다.

이 하느님을 찾는 열정의 사랑이 성소를 판가름하는 시금석입니다.

이 열정 있어 그 무슨 어려움도 다 돌파해 나갑니다.
도저히 하느님 품에서 달아나지 못하게 합니다.
 
사실 하느님은 한 번 자신이 택한 사람은 절대로 놓치지 않습니다.
누가 막고 열어줄 수 있는 성소도 아닙니다.
 
예레미야 예언자, 예언자로 사는 게 너무 힘들어
그 성소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내면에서 샘솟는 열정 앞에 스스로 무너지고 맙니다.

“그분을 기억하지 않고,
  더 이상 그분의 이름으로 말하지 않으리라 작정하여도,
  뼛속에 가두어 둔 주님 말씀이 심장 속에서 불처럼 타오르니,
  제가 그것을 간직하기에 지쳐 더 이상 견뎌 내지 못하겠습니다.”

바로 이게 성소입니다.
나도,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성소입니다.
 
성소를 피해 어디로 도망쳐도 붙잡아 내는 하느님이십니다.
나름대로 그 고유의 성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과연 여러분은 하느님 주신 성소에 충실하고 있습니까?
열정의 불은 계속 타오르고 있습니까?
 
열정의 불 꺼지면 성소도 잃고,
세상은 무의미와 허무, 절망의 어둠 가득한 사막이 되고 맙니다.
 

하느님 찾는 사랑의 열정이 정신을 새롭게 합니다.

정신이, 마음이 새로우면 환경도 사람도 모두가 새롭습니다.
바꿀 것은 환경이나 이웃에 앞서 내 정신이요 마음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열정 있어 정신도, 마음도 새롭습니다.
열정과 함께 가는 마음의 순결입니다.

수도승의 필수적 자질인 열정과 순결은 쌍둥이와도 같습니다.
열정의 사랑 있어 마음의 순결이요, 마음의 순결에서 샘솟는 열정입니다.
 
죄 없어서 마음의 순결이 아니라,
끊임없는 열정의 사랑이 마음을 순결하게 합니다.

“여러분의 몸을 하느님 마음에 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십시오,
  이것이 바로 여러분이 드려야 하는 합당한 예배입니다.
  또 여러분은 현세에 동화되지 말고,
  정신을 새롭게 하여 여러분 자신이 변화되게 하심시오.”

열정과 순결의 사람들, 그대로 거룩한 산 제물이요,
이런 사람들의 예배가 진정 합당한 예배입니다.
 
열정 있을 때 현세에 동화되어 오염 변질되지 않고,
오히려 세상을 성화합니다.
 
정신을 새롭게 하고, 끊임없이 내적 변화를 이루어 주는 열정입니다.

열정과 순결, 비단 수도승만의 자질이 아닙니다.
수도승 영성이 보편화되어가는 시대,
세상에 속화되어 자기를 잃지 않고 살기위한
모든 이들의 필수적 자질입니다.
 
이래야 혼탁한 세상에서 맑은 샘물로, 밝은 빛으로 살 수 있습니다.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하느님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를
분별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 찾는 사랑의 열정이 제 십자가를 지게 합니다.

하느님 향한 사랑의 열정이 제 십자가를 지게 하는 힘의 원천입니다.

세상 그 누구도 제 십자가에서 벗어날 자 아무도 없습니다.
누가 대신 저 줄 수도 없고 내려놓을 수도 없는 제 십자가입니다.
 
제 십자가를 내려놓는 것, 무책임한 일이요 사람됨을 포기하는 일입니다.
 
또 이 십자가의 길 아니곤 구원에 이르는 길도 없습니다.

참 힘들고 피하고 싶은 십자가입니다.
 
오죽 힘들었으면 대 예언자라는 예레미야도 피하려 했고,
수제자라는 베드로도 피하려 했겠습니까?
 
반석이라 격찬을 받던 베드로,
십자가를 피하려 하는 순간 주님의 호된 질책을 받지 않습니까?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내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 구나!”

졸지에 베드로에서 사탄으로, 반석에서 걸림돌로 전락되는 베드로입니다.
 
이 주님의 충격 요법의 말씀에 베드로 정신이 번쩍 들었을 것입니다.
 
십자가의 길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
이게 바로 사탄의 간교한 유혹입니다.

아무도 내 환경,
책임, 의무, 성격, 약함, 부족함,
두려움, 불안, 병고의 온갖 십자가에서,
운명의 십자가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 십자가를 치워 달라, 가볍게 해 달라 기도할 게 아니라
내 운명의 십자가를 사랑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또 이 운명의 십자가를 기꺼이 질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주님 향한 열정의 사랑이, 믿음이, 희망이
십자가를 용감하게, 기쁘게 지고 가게 합니다.
 
 
 
늘 우리와 함께 동반하시는 십자가의 주님이 위로와 힘의 원천입니다.

 
주님을 찾는 사랑의 열정이 성소를 튼튼히 합니다.
 
정신을 새롭게 하여, 세상의 빛으로, 세상의 소금으로 살게 합니다.
 

내 운명의, 책임의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가게 합니다.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길 말고
구원의 길은 그 어디도 없습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거룩한 산 제물로 당신께 봉헌하는 우리 모두에게
열정의 불을 붙여주시어 그 성소에 항구할 수 있도록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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