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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월 1일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01 조회수924 추천수15 반대(0) 신고

9월 1일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루카 4장 16-30절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떠나가셨다.”


<바람 같은 예수님>


   여러분들, 지금까지 살아오시면서 혹시라도 누군가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느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누군가가 단단히 각오하고 날 죽일 작정으로 달려들었던 그런 기억이 있으신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그런 체험을 하십니다. 회당에 모여 예수님 말씀을 잘 듣고 있던 사람들이 말씀이 끝나자마자 들고일어나 예수님을 짐승 몰듯이 계속 몰았습니다. 그 마지막 종착지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벼랑 끝이었습니다. 벼랑 아래를 바라보니 까마득했습니다. 떨어지면 최소한 식물인간입니다.


   거의 죽음의 문턱까지 가신 예수님이었습니다. 앞쪽은 살기가 등등한 사람들이 떼거리로 서있었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까마득한 낭떠러지였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예수님은 그들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떠나가십니다.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예수님은 ‘바람 같은’ 예수님, ‘대자유인’ 예수님이란 묵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증오와 폭력 그 사이를 바람처럼 빠져나가시는 예수님, 죄와 죽음 그 사이를 지나 한 마리 새처럼 날아오르시는 예수님...


   예수님은 그 어떤 권력이나 제도 앞에서도 자유로운 분이셨습니다. 예수님은 그 어떤 형태의 폭력이나 억압 앞에서도 당당하신 분이셨습니다.


   닥쳐온 현재의 상황이 아무리 열악해도, 오늘 맞이한 조건이 아무리 참담해도, 조금도 동요되지 않으시고, 전혀 굴하지 않으시고 꿋꿋이 당신의 길을 걸어가십니다.


   오늘 부족한 우리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한없이 나약한 내 발밑을 내려다봅니다.


   작은 상처에도 어찌 그리 호들갑인지요. 너무나 하찮은 고통 앞에서도 어찌 그리 불평불만들이 많은지요. 너무나 미세한 외부 충격에도 어찌 그리 연연하는지요?


   디트리히 본회퍼, 에디트 슈타인, 알프레드 델프...


   이분들 삶의 특징이 한 가지 있습니다. 부당한 전쟁의 여파로 부당하게 투옥된 분들입니다. 그리고 끔찍한 죽임을 당한 분들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혹독한 외부의 충격 앞에서도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고 당당했던 사람들입니다. 끔찍한 폭력 앞에 육신은 망가졌지만 영혼의 고귀함, 내적 자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분들입니다.


   이분들은 나치의 고문실과도 같은 비인간적인 상황에서도 인간의 내적 자유를 믿은 사람들입니다. 일생의 가장 어두운 순간, 가장 어려운 상황, 희망이라곤 손톱만큼도 없는 가운데서도 충만한 자유를 누린 사람들입니다.


   인간이 위대한 이유는 그 아무리 고통스런 현실 앞에서도 영혼의 순수성을 간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어떤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내적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대자유인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신 예수님처럼 말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212번 / 너그러이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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