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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월 12일 야곱의 우물- 루카 6, 39-42 묵상/ 나를 보게 하는 거울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12 조회수526 추천수4 반대(0) 신고
나를 보게 하는 거울

예수님께서는 비유를 들어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할 수야 없지 않으냐? 둘 다 구덩이에 빠지지 않겠느냐? 제자는 스승보다 높지 않다. 그러나 누구든지 다 배우고 나면 스승처럼 될 것이다.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형제에게 ‘아우야! 가만,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내 주겠다.’ 하고 말할 수 있느냐?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형제의 눈에 있는 티를 뚜렷이 보고 빼낼 수 있을 것이다.”
(루카 6,39-­42)
 
 
 
 
◆사람마다 각자 나름대로 못났다고 인정하는 부분이 있지만, 남보다 우월하고 싶은 본성 때문에 기회만 있으면 어느새 남의 허물을 들추어 낸다. 이것만 보더라도 우리 본성 안에 가장 깊고 질긴 뿌리가 자만심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자기는 큰 허물을 지닌 주제에 늘 남의 허물을 고치겠다고 하는 우리네 짓거리를 탓하신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의 눈에 들어 있는 들보를 보지 못한다. 날 때부터 교만이라는 안경을 쓰고 있는 인간이기에 자기 스스로의 노력과 힘만으로는 자신을 볼 수 없다. 그래서 하느님은 나를 볼 수 있게 해주는 두 개의 거울을 주신다. 하나는 내가 본받고 싶은 삶을 사는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이요, 또 하나는 내 마음에 안 드는 사람,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다. 두 번째 거울이야말로 하느님이 나에게 보내주신 다시없는 ‘환상의 커플’인 것이다. 유난히 고통스럽게 생각되는 거울이 있다면 분명 그의 흠결을 통해 내가 직면해야 할 나의 들보가 숨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누구나 살면서 사람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람은 서로 부딪치면서 자신을 알게 되고 완성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죽는 날까지 업그레이드하며 풀어 나가야 할 과제다. 누구도 같은 이가 없는 이 사람들이 바로 나를 사람 만들어 주는 ‘살아 있는 교재’다. 만일 어떤 문제가 풀리지 않고 오래 걸린다면 그것은 아직도 나의 들보는 못보고 상대방의 티만 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문제는 하느님이 아무리 꼭 맞는 거울을 내게 보내주셔도 이것 역시 내 노력, 내 힘만으로는 내 안의 들보를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느님은 성령을 보내주셨다.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요한 16,13) 내 안의 들보를 보게 해주시고 빼내주실 수 있는 분, 나를 인도해 주실 참 인도자는 오직 성령이시다.
 
내 안의 질기고도 질긴 이기심과 자만심은 나를 눈멀게 한다. 내가 밝게 볼 수 있고 내가 변해야 상대방이 변하게 되어 있다. 먼 눈을 가지고 여전히 너의 티를 빼주겠다고 헛손질을 하고 있는 이 눈뜬 장님을 위해 하느님은 대신 탄식하며 기도해 주신다. “성령께서도 나약한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성령께서 몸소 말로 다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 …성령께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성도들을 위하여 간구하시기 때문입니다.”(로마 8,26-­27 참조) 주님, 성령 안에서 저를 보게 해주소서!
방순자 수녀(성가소비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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