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로 가는 길"
창문 너머로
황금 들판이 뒷걸음치고
어젯날
머리에 기게총 같은 묘지는 앉은채 뒤로 지난다
가끔
허리잘린 벼랑 인해 전술로 기어오르는
지긋 지긋한 칡 넝쿨
숨겨진 마음 붓들고 늘어지다 또 놓치고
산을 찌르는 빗살 정정도하지
몇날이 지나면
서리철 추태 견디다 못해 붉으락 푸르락 미쳐서
부끄러움도 모르고 벌거 벗겠지
늘어진 강물 구불어진채 휘돌아 누우니
가까워 오는 너와의 거리
낮 익은 철탑위
순이는 아직도 꼼짝하지 않고 철지난 옷에 세월조차 잊었는지
색채 흐릿해 가고
노란 꼿갈쓴 네눈박이 제어판 뭐랬길래
파란 눈 치드느냐
뿌연 회색 하늘빛 숨 막히니 곧은 목 바치던 근력이 쭉 빠진다
곱고 빠르게 역류하는 시간
아직 머나먼 너와의 거리
/ 레오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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