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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월 18일 야곱의 우물- 루카 7,36-50 묵상/ 누가 죄인인가 ?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18 조회수746 추천수5 반대(0) 신고
누가 죄인인가?

그때에 바리사이 가운데 어떤 이가 자기와 함께 음식을 먹자고 예수님을 초청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 바리사이의 집에 들어가시어 식탁에 앉으셨다. 그 고을에 죄인인 여자가 하나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바리사이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시고 계시다는 것을 알고 왔다. 그 여자는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서 예수님 뒤쪽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다. 예수님을 초대한 바리사이가 그것을 보고, ‘저 사람이 예언자라면, 자기에게 손을 대는 여자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곧 죄인인 줄 알 터인데.’ 하고 속으로 말하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시몬아, 너에게 할 말이 있다.” 시몬이 “스승님, 말씀하십시오.” 하였다. “어떤 채권자에게 채무자가 둘 있었다. 한 사람은 오백 데나리온을 빚지고 다른 사람은 오십 데나리온을 빚졌다. 둘 다 갚을 길이 없으므로 채권자는 그들에게 빚을 탕감해 주었다. 그러면 그들 가운데 누가 그 채권자를 더 사랑하겠느냐?” 시몬이 “더 많이 탕감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옳게 판단하였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 여자를 돌아보시며 시몬에게 이르셨다. “이 여자를 보아라. 내가 네 집에 들어왔을 때 너는 나에게 발 씻을 물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 여자는 눈물로 내 발을 적시고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아주었다. 너는 나에게 입을 맞추지 않았지만, 이 여자는 내가 들어왔을 때부터 줄곧 내 발에 입을 맞추었다. 너는 내 머리에 기름을 부어 발라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 여자는 내 발에 향유를 부어 발라주었다. 그러므로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그러자 식탁에 함께 앉아 있던 이들이 속으로, ‘저 사람이 누구이기에 죄까지 용서해 주는가?’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루카 7,36-­50)
 
 
 
 
◆오늘 복음에서 고을의 이름난 죄인은 더러운 벌레 보듯이 자기를 바라보는 바리사이들이 모인 자리에 용감하게 나아가 참회의 눈물과 더 이상 보일 수 없는 겸손한 자세로 주님께 사랑의 예물을 드린다. 그러나 예수님을 초대한 바리사이는 그녀의 지극한 사랑의 모습을 보면서 불결한 여자의 행위로 치부해 버렸다.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지 못하면 영혼의 눈이 멀어버리기 때문에 진실을 보지 못하고 왜곡시킬 수 있다. 지금까지 자신이 하느님의 용서를 얼마나 받고 살아왔는지, 하느님이 나를 얼마나 참아 견디셔야 했는지 그 인내와 자비를 뼈저리게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사랑이신 하느님을 알아볼 수가 없다. 하느님이 사랑이심을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치명적인 일이다. 이를 깨닫지 못하면 아무리 오랜 세월 신앙생활을 하며 기도를 열심히 바치고 계명을 철통같이 준수하고 봉사를 도맡아 해도, 결코 하느님을 사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기는 보지 못하고 온갖 선입견과 판단으로 가득 차 있던 바리사이 시몬은 스스로 그 두꺼운 자만의 껍질을 벗지 않는 한 그 여자가 겪어온 소외의 아픔과 설움, 거듭되는 죄 속에서 피폐된 영육의 상처와 부끄러움으로 기가 죽어 남몰래 흘린 눈물을 결코 느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그녀의 아픔과 죄악까지 사랑으로 받아 안아주시는 예수님의 자비하신 마음을 알아들을 수 없을 것이다. 진실을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이 병이야말로 무서운 난치병이요, 가장 심각한 불행이다.
 
하느님의 자비로 이렇게나마 숨을 쉬고 있으면서 그분께 큰 사랑을 드리지도 못하는 주제에, 내 죄를 울기는커녕 여전히 다른 사람의 ‘티’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나를 이제 더 이상 봐주실 수가 없어 예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실 때 난 어디로 숨을 것인가? “○○○야, 너에게 할 말이 있다.”
방순자 수녀(성가소비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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