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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희생제물 그리스도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26 조회수425 추천수5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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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 중요한 순간이었다.
그동안 제자들과 또 수많은 사람들과 대화하고,
기적을 베풀고, 가르친 결과
당신이 어떤 사람으로 그들에게 인식되고 있는지 알아볼 순간이었다.
그 결과가 썩 훌륭한 것은 아니었다.
요한, 엘리야, 또 다른 예언자 중의 하나라고 알고 있었다.
단지 베드로와 같은 소수의 사람만이 그리스도로 인식해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도 예수님은 그 대답만으로도 당신의 다음 계획으로 옮길 수 있는 근거로 삼으셨다.
곧 바로 당신이 그리스도이지만 사람들의 반대를 받아서 죽게 될 것이라고 미리 예고하신다.
메시아의 수난은 미리 예고될 필요가 있었단 뜻이다.
메시아, 구세주의 희생은 참으로 의미심장한 하느님의 섭리이다.
메시아마저 희생제물로 바쳐져야 할 만큼
세상은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죄에 노출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구약에선 양이나 염소 혹 비둘기 등으로도 희생제물이 될 수 있었지만
이젠 그런 짐승의 희생으로는 죄값을 물릴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잠시 우리가 짚어볼 것이 하나 있다.
많은 사람들, 또 많은 신자들이 알고 있기를,
예수님이 그냥 당신이 그렇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
희생제물로 돌아가셨다고 간단하게 생각하고 만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그냥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자는 마음으로,
‘그래 내가 희생되고 말지’ 하는 마음으로 돌아가신 것이 아니다.
그분은 그 시대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와 모함으로 돌아가신 것이다.
자주 말한 그대로다.
사람들은 누가 자기 잘못을 지적하고 꾸중하면
“예, 잘못했습니다. 고치겠습니다.”하지 않고
마음 속에 미움을 차곡 차곡 쌓아둔다.
세례자 요한이 죽은 것도
헤로데가 자기 배 다른 동생 마누라를 아내로 데리고 사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라고
여러 차례 옳은 소리 한 것이 미운 털이 박혀서 죽게 된 것이다.
예수님이 돌아가신 것도 마찬가지다.
바르게 살라고 가르치고 때로는 꾸중하고
때로는 채찍까지 만들어서 사람들을 성전에서 쫓아내는,
해야 될 일을 한 것이 사람들에게 미운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바람에 돌아가신 것이다.
이것이 사람들의 죄고,
그래서 예수님은 사람들의 죄를 보속하기 위한 희생제물로 돌아가셨다고 하는 것이다.
그저 제사 때 사과도 올리고 배도 올리고 돼지머리도 올리듯이
그렇게 희생된 제물로 돌아가신 것이 아니다.
사람들의 뒤틀리고 꼬인 마음,
하느님의 섬기는 것이 옳다고,
재물을 하느님처럼 섬기지 말라고 하신 그 말씀에
사람들의 양심이 꼭꼭 찔려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예수님을 제거하려는
살인죄에 희생되어 돌아가신 분이 예수님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 죄를 대신해서 돌아가신 분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 카더라”식으로 예수님의 죽음을 받아들이면 안된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는
그 때 예수님께서 살던 시대보다 훨씬 더 죄에 노출되어 있다.
그러나 예수님의 희생은 당대 뿐만아니라 우리 시대,
우리 보다 훨씬 후대, 그리고 결국에는 세말까지의 인류의 죄에 대해서도
희생제물이 되는 것이기에 지금도 그분의 구속은혜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와 같은 예수님의 희생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겠지만,
그 희생에 합쳐질 순 있다.
우리들이 바치는 희생, 수고가 예수님의 희생에 합쳐지는 것은
우리가 이웃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다.
“서울 나들이 가는데 같이 가자!
차비 모자란다고?
내가 보태줄게 같이 가자!”
그렇게 하느님은 그동안 수많은 순교자와 성인들의 삶을 받아주셨다.
순교자들이 뭘 잘못했는가?
섬기지 말라는 신을 섬겼다는 죄다.
그런데 자기들은 다른 신을 믿어도 되고
왜 그리스도 신자들이 섬기는 신은 믿으면 안되는가?
이런 것이 인간의 죄다.
순교자와 성인들과 같은 훌륭한 삶은 아니겠지만
일상의 작은 희생과 선행으로
우리 역시 그 대열에 함께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예수님마저 수난당하셨는데
우리가 겪는 수고,
우리 자신을 위해 수고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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