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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1일 야곱의 우물 묵상 / 낮은 곳과 높은 곳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01 조회수689 추천수3 반대(0) 신고
낮은 곳과 높은 곳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하늘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사람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어린이 하나를 불러 그들 가운데에 세우시고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사람이다. 또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조금 오래전 일입니다. 현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청화대 참모진과 장관후보자를 검증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때 한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땅투기 의혹에 대해 해명하기를 자신은 땅 투기를 한 것이 아니라 `땅을 사랑`하여 땅을 샀다고 했습니다.
 
그는 여론의 호된 질책 끝에 장관자리에서 낙마했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이런 가정을 해봅니다. 그때 그 후보자가 이렇게 말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제가 땅 투기를 한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제가 제테크하는 방법으로 땅을 사는 것밖에 몰랐고, 편법으로 땅을 사긴 했습니다. 그것이 나쁜 일임을, 곧 공직생활을 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절절히 깨닫고 뉘우치고 있습니다. 저의 부족함을 한 번만이라도 너그럽게 용서해 준다면 이제부터 정부의 장관으로 국민을 위해 분골쇄신하겠습니다. 부디 한 번의 선처를 바랍니다.`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그 후보자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퇴하는 순간까지도 자신은 잘못이 없는데 여론에 떠밀려 장관자리에서 낙마한 것이라고 대단히 억울해했습니다.
 
요즘은 자신을 당당히 드러내야 더 성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자신을 제대로 잘 드러내는 것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문제는 자신을 드러내는 데 부족함과 나쁜 점을 철저희 감춘다는 것입니다. 행여 자신의 나쁜 점이 드러나기라도 하면 변명하고 남의 탓을 합니다. 나는 잘못이 없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부족함과 나쁜 점을 숨기려 할수록 남에게 그만큼 가혹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을 감추기 위해서 끊임없이 꼼수를 씁니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마태 18,3) 회개는 자신의 잘못을 철저히 뉘우치고 하느님께 돌아오는 행위입니다. 자신의 나쁜 점을 깨닫고 반성하며 아파하는 행위입니다. 어린이는 결코 자신을 포장하거나 과장하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 기뻐하고 슬퍼합니다. 그러기에 특별히 자신을 낮출 것도 없습니다. 자신을 위해서 크게 드러낼 것도 감출 것도 없습니다. 드러내고 감추는 것은 욕심에서 나옵니다.
 
남을 속여 내가 잘되고자 하는 탐욕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높은 곳에 오르고 많이 가지고 더 많이 인정받으려 할수록 욕심이 자신을 삼켜버립니다. 이웃을 외면하고 특히 힘없고 약한 이들을 향해 이기적인 본능을 드러냅니다.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마태 18,4)입니다.
배인호 신부(안동교구 화령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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