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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3일 야곱의 우물 루카 10, 13-16 묵상/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땅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03 조회수515 추천수3 반대(0) 신고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땅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앉아 회개하였을 것이다. 그러니 심판 때에 티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그리고 너 카파르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오를 성싶으냐?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 너희 말을 듣는 이는 내 말을 듣는 사람이고, 너희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물리치는 사람이며, 나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보내신 분을 물리치는 사람이다.”
(루카 10,13-­16)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 이 땅을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고 부릅니다. 산 좋고 물 좋은 아름다운 강산이라는 뜻이지요. 사계절이 있고 자연이 아름답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아름다운 자연만 가지고 그렇게 불렀을까요? 사람이 살기에 좋은 땅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살기에 좋은 땅은 자연도 아름다워야 하지만 사람의 심성이 아름다워야 제격입니다. 그만큼 우리 조상은 정이 많고 서로를 배려하고 나누는 마음이 컸습니다. 옛말에 이르기를 ‘콩 한 쪽도 나누어 먹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내 집에 온 손님을 빈손으로 보내지 않는다.’고도 했습니다. 비록 가진 것은 없어도 서로를 아껴주고 나누는 마음만은 넉넉했던 것이지요. 이런 삶이 있는 땅이 제대로 된 금수강산이지요. 이제 이 아름다운 땅을 우리 조상에게 물려받았듯이 우리 후손에게도 물려줘야 합니다.
 
땅을 잘 보존해서 후손에게 물려주는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조상의 넉넉하고 아름다운 마음과 삶을 남겨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삶을 보면 이 아름다운 땅을 후손에게 온전히 물려주지 못할 것 같습니다. 우리의 욕심이 이미 자연을 많이 훼손했고, 무한 경쟁의 자본주의 체제에서 조상이 남겨준 인간성도 많이 상실되어 버렸습니다. 정글 속에서 강자만이 살아남듯이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이겨야 하는 것을 당연지사로 여기고 있습니다. 나도 살고 남도 살 수 있는 상생의 삶, 그래서 남을 위해 또 나를 위해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는 공존의 삶을 생각할 여유를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요?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그리고 너 카파르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오를 성싶으냐?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루카 10,13-­15) 하늘의 뜻보다 인간의 욕심에 충실했던 갈릴래아 주변 도시를 향해 던진 예수님의 경고입니다. 어느 땅보다 좋은 조건을 가졌고 예수님께서 공을 들이신 곳이었지만 그들은 하늘보다 땅의 욕망을 선택했던 것입니다. 우리보다 나를 택했고 상생보다 이기심을 택했습니다. 이런 땅을 향해 예수님은 끔찍한 멸망의 경고를 가차 없이 내리십니다. 그런데 실상은 땅을 향한 경고가 아닙니다. 그 안에서 욕망과 이기심에 찌들어 살아가는 인간 군상을 향해 던지신 경고입니다.
 
오늘날 이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예수님께서 어떤 말씀을 던지실지 걱정입니다. 우리에게 내리는 경고가 코라진과 벳사이다와 카파르나움에 내려진 것보다 더 가벼운 것이었으면 좋으련만….
배인호 신부(안동교구 화령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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