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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7일 야곱의 우물- 루카 10, 38-42 묵상/ 좋은 몫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07 조회수526 추천수2 반대(0) 신고
좋은 몫

그때에 예수님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셨다. 그러자 마르타라는 여자가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마르타에게는 마리아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그러나 마르타는 갖가지 시중드는 일로 분주하였다.
 
그래서 예수님께 다가가,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 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저를 도우라고 동생에게 일러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주님께서 마르타에게 대답하셨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루카 10,38-­42)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생각, 다양한 사건이 조화를 이루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지금은 거의 없어졌지만 과거 아날로그 방식의 시계를 보면 크고 작은 톱니바퀴들이 서로 맞물려 돌아갑니다. 서로가 어긋남이 없이 서로를 돌려주기 때문에 그 힘으로 시간을 맞춰가는 것입니다. 세상이 움직이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잘나거나 모자람도 없이 서로가 서로를 위해 살아갈 때 좋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삶의 방식이나 직업에도 귀천이 있고, 가능하면 잘난 직업, 힘 있는 직업, 권력과 가까운 삶을 찾는 데 온 노력을 기울입니다. 남보다 더 좋은 대접을 받고 싶고, 더 좋은 옷과 집과 차를 갖고 싶어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보다는 폼 나고 대접받는 일을 하고 싶어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좋은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학과와 상관없이 고시나 공무원, 의과대학원 시험에 모든 것을 쏟아붓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몇 가지 직업과 삶만 있다는 듯이 말입니다. 잘나고 싶어서겠지요. 잘난 사람만 사는 세상은 행복할까요? 아니요. 오히려 끔찍합니다. 모두가 저 잘났다고 떠들고 싸울 테니까요. 그 잘난 사람들은 청소하고 쓰레기 치우고 농사짓고 집 짓는 힘든 일은 하지 못할 테니까요.
 
사람 사이에는 직업의 귀천도 높고 낮음도 없어야 합니다. 모두가 소중한 사람들이고 그 자체로 가치가 있으니까요. 하느님은 돈 많고 권력을 가졌다고 더 우대해 주고, 돈 없고 힘없다 하여 무시하는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고 있으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심이 있는 분입니다. ‘무엇이?’가 아니라 ‘어떻게?’가 하느님께는 중요하고 ‘어떻게’로 사람을 평가하십니다.
 
오늘 복음의 마르타와 마리아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한 마르타나 당신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마리아나 둘 다 귀하게 여기십니다. 예수님께는 누구나 소중한 당신의 자매들인데, 마르타가 자기 일이 힘드니 마리아도 함께 돕게 해 달라고 불평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정작 중요한 것은 마르타의 일도 마리아의 일도 아니라 지금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임을 마르타에게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무엇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그 일이 가장 중요하며 그렇기에 더 충실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충실히 해나갈 때, 더 좋은 것 더 높은 곳을 탐하지 않을 때 세상은 바람직한 모습으로 발전합니다.
배인호 신부(안동교구 화령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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