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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후회-판관기72
작성자이광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09 조회수503 추천수5 반대(0) 신고

하느님의 후회-판관기72
 
<생명의 말씀>
 들릴라가 그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나에게 도무지 마음이 없군요. 그러면서 나를 사랑한다구요? 벌써 나를 세 번이나 놀리셨어요. 당시의 그 엄청난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저한테마저 숨기시다니!" 날이면 날마다 악착같이 졸라대는 바람에 삼손은 귀찮아 죽을 지경이 되었다. 그래서 삼손은 마침내 속을 다 털어 놓고 말았다. "나는 모태로부터 하느님께 바친 나지르인이야. 그래서 내 머리에는 면도칼이 닿아 본 적이 없다. 내 머리만 깎으면, 나도 힘을 잃고 맥이 빠져 다른 사람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게 되지." 들릴라는 삼손이 자기 속을 다 털어 놓은 것을 보고 불레셋 추장들을 불렀다. "한 번만 더 와 보십시오. 삼손이 속을 다 털어 놓았습니다." 불레셋 추장들은 돈을 가지고 왔다. 들릴라는 삼손을 무릎에 뉘어 잠재우고는 사람을 불러 그의 머리 일곱 가닥을 자르게 하였다. 그러자 삼손은 맥이 빠져 힘없는 사람이 되었다. (판관기 16:15-19)

 <말씀의 길잡이와 실천>

사지(死地)에서 유희(遊戱)를 시작했던 삼손이 처음에는 그 밀고 당기는 게임을 즐길 수 있었겠지만 들릴라가 악착같이 달려들어 그 비밀을 캐내려 하자 그만 지쳐 버립니다. 자기 자신이 나지르인으로서 모태에서부터 하느님께 봉헌된 자라는 것과 자기 힘의 비밀은 머리털을 자르지 않겠다는 나지르인의 서약에서 나온다는 것을 들릴라에게 다 말해 버립니다.

그저 비밀을 말했다는 게 죄가 된다기보다는, 머리털을 자르지 않겠다는 서약 내용을 말함으로써 제3자가 머리털을 잘라 그 서약을 깰 수 있는 상황을 삼손 스스로가 자초했다는 점이 하느님 앞에 큰 죄를 지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약을 자기 스스로 깨는 것도 죄이지만, 남이 내가 한 서약을 마음대로 깰 수 있게끔 성문을 활짝 열어 놓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어리석음이기 때문입니다. 삼손은 분별 없이 사지(死地)를 제 발로 찾아 들어가서 자신의 파멸을 재촉했을 뿐 아니라,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의 구원과 해방의 가능성도 사라지게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이제 악한 여자 들릴라는 여자의 직감으로 알아 차립니다. 삼손이 틀림 없는 자기 힘의 비밀을 완전히 털어 놓았다는 것을.. 들릴라는 확신했고 블레셋 추장들을 불러 놓고 삼손을 재웁니다.

참고 기다려 주셨던 하느님도 당신의 마지막 선택을 하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신이 주셨던 능력을 전부 거두어 들이는 것이 바로 그 선택이었습니다. 신구약을 통틀어 보면 하느님은 누군가에게 주신 달란트나 선물을 좀처럼 거두어 가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이 거듭된 죄를 짓는 삶을 산다고 해도 말입니다.

 그런데 삼손에게서는 이제 모든 것을 되가져 가셨습니다. 부족하고 죄 많은 사람일지라도 믿고 맡겨 주시는 당신의 본 성품을 거스르는, 이와 같은 하느님의 모습은 성경에서 결코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후에 사울왕 편에 가서 한 번 정도 더 볼 수 있을 뿐)

 이는 자비와 사랑 그리고 관용의 하느님이 삼손에 대해서는 마음을 완전히 돌이키시고 후회하셨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입니다.

 우리에 대해서 하느님께서 후회하신 적은 과연 없을까요? 하느님을 후회하게 하는 죄는 과연 삼손만 지을 수 있는 걸까요? 저는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있어서는 안될 자리에 있으면서 쓸 데 없는 번뇌에 빠져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세상이 주는 헛된 지위와 허영심에 자기 자신을 한껏 부풀려 생각하고 교만하고 오만한 생각에 빠져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상황에 있는 사람은 대체로 삼손처럼 사지(死地)에 있는 자신의 처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욕구불만에 가득차서 주위 사람들을 괴롭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것인데 하느님이 다시 내게서 가져가신 것이 없는지 성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있다면 그 이유가 내가 삼손처럼 살아서인지는 아닌가 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반성과 회개가 없다면 하느님은 나에게 다시 오실 수 없으실 것입니다. 20년 동안이나 참아 주시던 하느님도 당신과의 긴밀한 서약을 헌신짝처럼 여긴 삼손에게 더 이상은 머무르실 수 없으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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