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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전 요셉 신부님의 복음묵상 맛들이기 - 연중 제 29 주간 목요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23 조회수1,041 추천수13 반대(0) 신고

연중 제 29 주간 목요일 - 성령의 불

 

제가 두 번째 보좌 신부로 간 성당에서 얼마 전에 수녀원 들어간 한 자매가 있습니다. 그 때 교사를 했는데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신앙심도 깊어 보였습니다. 미사 시간에는 다른 교사들보다 먼저 와 성체조배를 하며 아이들을 기다렸고 매일 미사는 물론 성경공부 같은 것도 열심히 하였습니다. 저는 오래 된 신앙인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세례를 받은 것이 일 년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갓 세례를 받았으니 순간 열심히 하다가 다른 청년들처럼 조금은 식지 않을까 싶었더니 성소 모임에 나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에게 추천서를 써달라기에 본당 신부님의 허락을 받고 로마에 있으면서 수도회에 추천서를 보내주었습니다. 그러니까 저의 첫 딸이 된 셈입니다.

 

저는 예수님께서 그 자매에게 불을 놓았다고 생각이 됩니다. 타오르다 말 줄 알았더니 더 활활 타오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에게 이런 성령의 불을 놓으시기를 원하셨습니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예수님께서 세상에 주신 성령의 불은 당신의 수난공로의 덕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와 물이 바로 예수님 심장에서 나오는 사랑의 불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세상에 불을 놓기 위해 당신이 얼마나 고난을 당하셔야 하는지를 미리 말씀하십니다.

“내가 받아야 하는 세례가 있다. 이 일이 다 이루어질 때까지 내가 얼마나 짓눌릴 것인가?”

 

예수님께서 짓눌려져서 당신 안에 있는 사랑의 불을 세상에 쏟아 부으셨지만 사실 평화보다는 분열을 일으키시기 위해 오셨다고 말씀하십니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위의 자매가 갑자기 성당에 다니게 되었기 때문에 가족들은 당연히 비신자들입니다. 성당 다니자마자 교사를 한다고 해서 거의 성당에서 살다시피 하더니 이젠 수녀가 된다고 하니 가족들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형제 중에 반대를 하지 않는 형제도 있었지만 부모님을 비롯하여 대부분이 그 결정에 반대를 하였습니다. 아버지는 거의 딸을 보려하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물론 그 자매도 아버지에게 그것을 말씀드리기 위해서 집에서 쫓겨날 각오도 하였었습니다. 다행이 쫓겨나지는 않았지만 가정은 분열되고 만 것입니다.

 

역시 주님의 불은 가정을 갈라놓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진정한 분열은 아니었습니다. 그 자매의 마음엔 평화가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알고도 거부했다면 가정엔 평화가 있었겠지만 그 사람 마음엔 평생 주님의 뜻을 어겼다는 생각에 분열이 있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분열은 외적인 것이지만 실제로는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줍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가족들도 모두 주님께로 오리라 믿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경우도 그랬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반대가 심하였지만 지금은 아버지께서 성당에 열심히 다니시고 있습니다.

 

주님을 받아들인다는 것, 처음엔 힘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모든 이들을 당신 안에서 일치시키려 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힘든 것을 견뎌내야 합니다.

혹 믿음 때문에 가정이 분열 됩니까? 조금만 참으십시오. 이는 더 큰 일치를 위한 진통입니다. 온 가족이 주님 안에서 일치하면 그 이전의 고통은 보람으로 남을 것입니다.

- 로마에서 공부하시는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묵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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