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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14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03 조회수704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 (2008년 11월 3일 연중  제31주간 월요일)

외환위기의 급한 불은 일시 진화한 것 같지만 내수부진과 수출증가율이 급격하게 둔화되어 불씨들이 곳곳에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31일 역외환율은 57원이 급등한 1,346원으로 마감하였고 OECD회원국 중 경상수지가 지난해 흑자에서 올해 적자로 전환된 나라는 우리나라와 벨기에 외에는 없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말이 씨가 된다고 잊어버린 10년이 현실화되어 10년 전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실물경제는 급냉하여 기업의 체감 경기는 그 때보다 더 심각한듯 하고 은행권은 자금이 부족하여 가계대출은 사실상 중단상태고 개인 신용융자대출도 한도액을 절반으로 줄이고 있습니다. 

<네 친구를 부르지 말고, 가난한 이들과 장애인들을 초대하여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12-14

 그때에 12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초대한 바리사이들의 한 지도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베풀 때, 네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유한 이웃을 부르지 마라.
그러면 그들도 다시 너를 초대하여 네가 보답을 받게 된다.
13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14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사회복지시설에 미용봉사를 다니시는 미용사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그 분들은 한 달에 몇 번씩 미용 봉사를 하고 있으며 한 달에 한 번은 저도 그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저는 미용봉사를 하는 것은 아니고 미용사 선생님들을 지방의 복지시설로 모시고 다니는 운전수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그 분들중 한 분인 미용학원 선생님은 오래전 공군 비행사인 남편께서 비행중에 순직하였으며 어린 남매를 혼자 키우며 아들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공군 파이롯트가 됐습니다. 그런데 재작년에 그 아들마저 비행 훈련중에 순직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분께서는 그 아픔을 모두 감추고 미용봉사를 다니고 계십니다.

미용봉사를 하시는 분들은 몸은 피곤하지만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하고 즐겁게 다음 달을 기약하고 있으므로 오늘 말씀인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하신 말씀과 오버랩되고 있습니다.

조건 없이 베푸는 사랑은 우리에게 기쁨을 안겨 주고 있으므로 우리는 이미 받을 보상을 충분히 받은 것입니다. 우리가 실망하는 것은 대부분 보상심리 때문입니다. 사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으며 실망도 없으면 그 자체가 행복일 것입니다.

우리 교우들 중에도 냉담중인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그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면 거의가 교우들에게, 신부,수녀님에게 실망했다는 얘기들을 합니다. 저는 애초부터 어떤 기대를 갖고 입교한 것도 아니고 예수님만 생각하며 교회에 나가고 있으므로 실망할 일도 없습니다.

그런데 교우들에게 실망의 차원을 넘어 과연 저런 사람이 어떻게 예수님의 가르침을 배운 사람인지를 의심하게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한 두 사람이 아니라 대세가 그런 것을 보고 심한 자괴감을 느낀 적이 있었고
아마 그 때 그 일이 제게는 큰 면역주사가 된 것 같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하셨습니다. 남을 위해 조그만한 사랑이라도 베풀면 기쁨으로 보답을 받았는데 그 이상 더 무엇을 또 바랄 것이 있겠습니까?  그 뿐아니라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엄청난 보답을 받았는데 더 이상 또 무엇을 바랄 것이 있겠습니까?

저는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저도 부활시켜 준다면 육신의 부활만큼은 그만 두십사하고 빌려고 합니다. 이 땅에 잠시 소풍와서 실컷 구경하였으니 이제 고향에 돌아가서 편히 좀 쉬고 싶으니 육신의 부활만큼은 제발 부활시켜 주지 말라고 하느님에게 빽을 쓰려고 합니다.

아인슈타인은 "신의 보상을 바라고 신의 처벌이 두려워서 사람이 선해진다면 우리는 정말 딱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고 하였습니다. 아마 이천년전 당시 민중들은 이렇게 딱한 사람들였나 봅니다. 이런 사람들의 정서를 감안하여 복음을 선포하시는 예수님의 피땀이 느껴지고 있으며, 지금도 이를 그대로 믿고 있는 근본주의 신앙관을 가진 사람들로 인해 독선과 배타와 아집으로 종교간의 상생을 헤치고 있으므로 그들도 이제는 좀더 성숙해졌으면 합니다. 아니 그대로 믿고 남을 공격하지 말고 마냥 선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은 산상수훈에서 이미 말씀하신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하지 않느냐?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 46-47)하신 말씀을 다시 알려 주고 계십니다. 

이와 같은 의미로 말씀하신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인정을 받겠느냐? 죄인들도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은 사랑한다. 너희가 자기에게 잘해 주는 이들에게만 잘해 준다면 무슨 인정을 받겠느냐? 죄인들도 그것은 한다. 너희가 도로 받을 가망이 있는 이들에게만 꾸어 준다면 무슨 인정을 받겠느냐? 죄인들도 고스란히 되받을 요량으로 서로 꾸어 준다. (루카 6. 32-34)"하시며 이어서 하신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루카 6,36)말씀과 모두 동일한 의미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우리 신앙은 아빠 하느님처럼 완전하시고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데 있습니다. 이 기준으로 신앙의 척도를 삼지 않고 다른 어떤 것으로 신앙의 척도를 삼는 것을 저는 동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삶을 살다가신 예수님을 그대로 닮아 가자는 것이 우리 신앙이므로 나머지는 모두 이를 위한 방편일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먼저 자기를 죽여야 완전하고 자비로운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삶을 살아야 그 얼이 영생할 수 있으며 이를 '죽기전에 죽어야 죽을 때 죽지 아니한다'는 한마디 말씀으로 잘 표현해 주신 분은 정주 오산학교 교장선생님이셨던 다석 유영모 선생님입니다.

다석 선생님은 유불선의 동양사상은 물론 그리스도교에 일찍이 입교하시여 그 분의 복음 해석은 근래에 동서양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그 분의 사상을 연구하시는 분은 우리 가톨릭에서는 정양모 신부님이 대표적인 분이십니다.  하느님을 '없이 계신 분'으로 이렇게 우리 말로 잘 표현해 주실 분이 또 계실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지만 더 이상 하느님을 이렇게 줄여 정확히 표현하실 분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천주교 신자가 된 것을 무척 고맙게 생각합니다. 아니 개신교 신자가 되었어도 마찬가지 입니다. 예수님을 새롭게 알게 된 것을 무척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또 매일 가르침을 받고 있는 것이 이토록 감사할 수 없습니다. 동양의 고전을 통해서도 동일한 가르침을 받을 수 있지만 사실 동양의 고전을 공부하기에는 실력도 턱없이 부족하고 그 많은 방대한 량을 공부한다는 것도 저로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복음 말씀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또 분량도 많지 않으므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면 예수님의 삶이 곧 제 삶이 될 수 있으니 이렇게 쉽게 인류의 위대한 성인을 영접한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주님의 말씀으로 하루 살이를 시작하지만 내일은 또 내일이므로 오늘 하루만이라도 주님의 가르침대로 살 수 있기를 또 빌어야 하겠습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오늘도 성자 우리 주 예수님께서는 형제나 친척 그리고 부유한 이웃이 아닌
소외받은 이웃들을 잔치에 초대하라 하였습니다.
이 가르침을 어찌 잔치에만 적용할 수 있겠습니까?
저희와 교회는 언제나 소외된 이웃들만을 생각하라는 귀한 가르침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도 소외된 이웃들에게 제 조그만한 사랑이라도 전해지는 그런 날이 되도록,
그런 한 주가 되기를 소망하며
더불어 우리 교회도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교회가 되도록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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