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나무"
잎 지고
열매 빠진 마른 꼭지
한 살림 불려 나간 빈 둥지 썰렁한데
시리디 시린 환 동토
인고의 날들
하 시름 참아 받아야 꽃 잎 돌려 주시겠는지
사락 사라락 휩쓸어 도는 찬 바람
준비도 채 못했는데
서둘러 떠나라는 성화인지
가지 두고 떠난다
참다 참다 화풀이라도 하시는지요
가고 남는 나 어쩌라고
황홀했던 춘정(春情)
너그러운 하양(夏陽) 기억 못 하고
겨울 내 내 품은 한
무르디 무른 심사인걸 꽃 피는 날 아시겠지요
가셔도 되 오시려는지
기다리지 말라는 외마디
바람은
이별이 싫은 변명은 아니겠지요
/ 레오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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