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방앗간"
지수씨가 웃는다
무물의 고추향 코를 찌를텐데
눈물도 날테구
훈훈한 쌀 익는 냄새
떡찧는 습한 수증기 틈으로
혼주(婚主) 얼굴이 훤이 보였다는거야
옆에서는 깨를 볶는다
알콩달콩 신혼은 어디가고 깨를 볶아야 양념이 된대요
도시로 학교간 아들 보고싶어 눈에 선 하겠지
덜컹덜컹 찰칵찰칵 시식 쉬 ~
각시는 눈물 날 틈없지
세월조차도 곱다랗게 빻아 주는 사랑의 방앗간
매운 맛 보다는
참기름 향기 벽을 따라 오르고 . . .
/ 레오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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