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생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강한 것들이 환경의 장애를 넘어서 살아가는 것을 두고 다윈이 그렇게 말했답니다. 사람을 놓고 이야기한다면, 세상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니까 식량과 땅이 부족하기 때문에 인간은 다른 인간을 경쟁자로 또는 적으로 볼 수밖에 없으며 있는 힘을 다해 그들과 싸워 이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윈의 주장처럼 우리 시대는 그렇게 싸워 살아남는 자들만이 부와 명예와 권력을 얻고 평화를 누릴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윈 비평가인 표트르 크로포트킨은 다른 이야기를 하더군요. 크로포트킨은 “인간은 한정된 세상에서 제한된 재화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거친 환경과 싸우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자연자원이 거의 없고 인구가 밀집된 영국에 살았던 다윈으로서는 삶을 ‘적자생존’의 원리를 통해 생각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반면 크로포트킨은 대지가 광활하고 인구가 드문 러시아에서 살았기 때문에 ‘협력’의 교훈을 얻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다윈의 말처럼 ‘적자생존’의 원리를 통해 살아간다면 살아남기야 하겠지만 얼마나 외롭고 불안한 삶이 되겠습니까?
진정으로 ‘가치 있게 살아가는 사람’은 이웃과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사람이며 서로를 보호하고 도움을 주는 데 참여할 줄 아는 사람이지 약자 위에 힘을 행사하는 강한 사람이나 겨우내 도와줄 이웃도 없이 혼자 남아 있는 사람은 아니랍니다. 상호협력은 경쟁보다 더 중요한 원리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할 때 진정한 평화는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해서 얻는 것이 아닐까요?
임영인 신부(성공회 다시서기 상담보호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