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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죽음을 부른 열정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21 조회수580 추천수6 반대(0) 신고
 
 
 
하느님의 집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고 격분하시는 예수님,
그분의 마음이 분노의 열정으로 활활 타 오르고 있다.
하지만 그 열정은 분노라기 보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열정이요,
당신 백성들을 사랑하는 열정이었다.
성전에서 비둘기를 파는 것도 오래된 관습이고,
누구하나 잘못된 것으로 여기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난하고 소외된 백성들은 그곳이 얼마나 부패한 곳인지를 잘 알고 있다.
아기를 놓고도 불결해지고, 시체를 만져도 부정해진다는 율법은
차라리 죽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 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부정을 씻기 위해서는
흠없고 깨끗한 짐승을 제물로 바쳐야 한다는데,
가난한 백성이 성전에서 파는 제사용 제물을 구하기에는 너무나 값비싼 것이었다.
그러나 성전 사제와 부자들은 성전 제사용 제물판매권을 독점하고 막대한 재물을 챙기고 있었다.
힘없는 백성들은 법에 대해 무식했고,
하느님께 대한 두려움으로 형식적이긴 하지만
그렇게 해서 죄가 용서된다는 데에 익숙해져 버렸다.
지금까지 해오던 이런 전통에 무감각해졌고,
오히려 그 전통이 가져다 주는 안정감이 깨지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다.
이런 명백히 잘못된 종교행사를 의도적으로 개혁하기 위해 예수님이 나선 것이다.
그분의 행동, 즉 그동안 아무도 그렇게 행동하리라곤 생각도 못했던 행동은
종교지도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에게도 과격한 행동이었다.
그야말로 모두 다 입을 딱 벌리고 아연실색 하고 말았을 것이다.
조상들의 전통이 깃든 성전을 마구잡이로 둘러엎은 것은
분명히 죽음을 자초하는 행동이었다.
그분의 용기, 결단력, 그리고 대담한 행동은 성령의 충동을 받은 것이다.
“아버지, 이 일이 어떤 반대를 불러일으킬지 잘 압니다.
하지만, 이것이 어쩔 수 없는 저의 사랑입니다.
당신의 성전을 돈으로 더럽히고, 입에 발린 기도로 모욕하는 것은 참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이 행동으로 말미암아 당신이 찬미 받으소서.
저들의 음모대로 죽음이 저를 삼키겠지만, 그로써 아버지의 영광이 드러날 것입니다.”
예수님의 행동은 결국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었다.
수많은 반대자들의 증오를 폭등시키는 것이었지만,
그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날 것이다.
어느 지역에 천주교, 개신교, 불교 성직자들이 아주 사이가 좋다고 한다.
매주 월요일마다 한 자리에 모여서 식사도 하고, 여러 가지 정보도 나누는데,
천주교 신부는 마티즈를, 개신교 목사는 그렌저를, 절의 스님은 벤츠를 타고 온다.
왜 이렇게 수준이 많이 차이 나는지 알아야겠다 싶어서 봉헌금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천주교 신부: 저는 방 한가운데 상하로 직선을 그어놓고
그 위에 봉헌바구니를 쏟아 오른쪽에 가는 것은 하느님께 드리고,
왼쪽으로 가는 것은 제가 가집니다.
개신교 목사: 저는 방 한가운데 작은 원을 그려놓고
그 위에다 봉헌바구니를 쏟아 원안에 들어가는 것은 하나님께 드리고, 나머지는 제가 가집니다.
절의 스님: 저는 말이죠...봉헌 바구니를 하늘로 쏟아 부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은 부처님께 드리고, 땅에 떨어지는 것은 제가 다 가집니다.
"하느님의 집인 성전이 어쩌다가 강도들의 소굴이 되었을까?
사실, 강도들의 소굴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강도들이 드나들면 성전도 강도들의 소굴이 된다.
사기꾼들이 드나들면 사기꾼들의 소굴이 되고,
장사꾼들이 드나들면 성전도 시장바닥이 된다.
예수님이 살던 그 옛날에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 대사제들과 사제들,
그리고 경건하고 열심하다는 유대인들이 하느님의 집인 성전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었다면
오늘날 성당과 예배당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드는 자는 누굴까?
껍데기는 그럴싸한 그리스도인이지만 실상은 강도 같은 심보를 간직한 체,
사기꾼의 심성을 그대로 지닌 체, 탐욕으로 찌든 모습으로 성당에 드나드는 그리스도 신자들이
성전을 강도의 소굴로, 사기꾼들의 모임 장소로, 친목계꾼들의 모임 장소로 만들고 있지 않는가?
웅장하고 화려한 성당과 예배당,
뾰쪽탑과 붉은 네온으로 장식한 교회,
동양에서 제일 큰 교회.
가난한 세입자들은 기가 질려서 들어가기도 두려운 성당.
예수님 대신 수위 아저씨가 두눈 부라리고 지키고 있는 교회.
이런 것이 무슨 자랑거리가 되겠는가?
아무리 웅장하고 화려한 성당을 짓는다 해도,
온갖 장식품으로 화려하게 제대를 꾸민다 해도 다 헛된 일이다.
성당을 성당답게 만드는 것은 그 곳에 드나드는 사람들이지,
결코 건물의 규모나 화려함이 아니다.
비록 허름한 천막 교회일지라도,
지하 층에 자리 잡은 전세 성당일지라도
자신을 정직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하느님의 자비를 간구하는 사람들이 드나들면
그곳이 진정한 하느님의 집이요 기도하는 집이다.
거리마다 골목마다 성당과 예배당이 즐비해도,
수백만이 넘는 그리스도인들이 이 땅에 살고 있어도,
이 땅이 밝아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정말 껍데기를 꾸미는 일은 이제 그만둘 일이다.
지금도 스승 예수님은 채찍을 움켜잡고
성당과 예배당을 드나드는 우리들의 모습을 살피고 계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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