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막(4)"
한 해 보내며
그분의 초막이 내 거처가 된 걸 알았네
쫓겨나
문 밖에서
편안하냐고 물으시는데
나는 왜 눈물이 날까
처음
아늑한 평화는 어디 있고
언제부터 마른 건초더미와 을씨년스런 적막 메마름으로
풀 한포기 내지 못하는 묵정밭 되었는지
그랬어 !
잘 보이는 눈으로
현실의 잣대로
얄팍한 기만으로
조금씩 당신을 밀어 내고 있었는데
쫓겨나시고도 잘 있느냐 물으시는지
이 거처
당신 없이
다시 지을 수 는 없지만
어린 처음 평화의 날들을 그리며
밖으로 들어내어 당신을 마중 한다면
당신 계신 그 자리마저 더럽혀
내 힘으로 안 되는
이토록 커다란 교만 일 줄이야
새 해
새날을 맞으며
사방 문 열고 어떤 모습으로 오시든지
기다려 야지
사방 허물고 불 지르기보다
파릇한 생명을 심고 꽃길을 만들어야지
더디 오신다고 조급하지도 말고
아니 오신다고 실망도 말고
가만히
아주 가만히
기다려 야지
/ 레오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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