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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길 떠난 주인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01 조회수635 추천수8 반대(0) 신고
 

 

 

길을 떠나는 주인,
그렇게 우리의 주님 예수님도 먼 길을 떠나셨다.
언젠가는 다시 돌아오신다.
하지만 언제 올지 모른다.

그리고 주인,
즉 예수님은 집을 종들에게, 바로 우리들에게 맡겼다.
권한과 일을 맡겼다.
주인의 권한과 일을 맡겼다.

주인이라면 어떻게 할지 생각하며
권한을 행사하고, 또 일을 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종들에게, 우리들에게 주어진 것이다.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 나는 관리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은
사람을 겸손하게 하고 조심하게 하고 신중하게 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우리는 주인의 생각을 짐작해보지 않고
우리 뜻대로 일을 하다가 그르치고,
그제서야 주인의 도움을 청하곤 한다.

‘주인, 즉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고 고민하는 자세는 참으로 지혜로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주는 것,
나는 이렇게 하면 제일 좋을 것 같은데
그 사람이라면 어떨까 하며 의견을 청취하는 자세,
이것은 사랑이다.

사랑이 많은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경청한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이제 늙어서 병원에 누워있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었다
“오늘이 무슨 요일이니?”.
아들이 “토요일이네요”하고 대답하였다.
조금 후에 다시 아버지가 “오늘이 무슨 요일이지?”하고 묻는다.
“토요일이라구요, 아버지~~”.
또 조금 후에 아버지가 묻는다 “오늘이 무슨 요일이지?”
아들은 계속 같은 질문을 하는 아버지가 짜증스러웠다.
“토요일이라고 했잖아요. 도데체 몇 번이나 물으세요.
오늘은 토요일이에요. 토요일. 이제 그만 물으세요”

그러자 늙은 아버지가 이렇게 말한다.
“네가 어릴 때 너도 나한테 수 없이 물었었지.
이게 뭐에요? 이게 뭐에요? ......
그 때마다 나는 한 번도 화를 내지 않고 같은 대답을 했단다.”

아직 철이 없고 기억해둘줄 모르는 아이라고 이해해주지 않았다면
아빠도 아이에게 버럭 화를 냈을 것이다.
아버지는 아들을 백번 이해했다.
하지만 아들은 딱 두 번만 이해해주고 말았다.

주인이 종들에게 자기 집을 맡긴 것도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부족한 줄 잘 알면서도 자기 재산을 맡긴 것이다.
그렇게 예수님은 먼 길을 떠나면서 우리에게 당신 집을 맡겨주셨다.
바로 내게 주신 모든 것이다.
재산, 직장, 가족, 그리고 내가만나는 모든 사람들,
모두 먼 길 떠나신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다.

그런데 그 주인이 돌아오는 시간이 언제일지 모른다.
그런데 성서 본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깨어있기 힘든 시간에 깨어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저녁, 한 밤중, 닭이 울 때, 새벽. 깨어있기 보다 잠들어 있을 시간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제로 잠들어 있을 시간에 주인이 왔다고 해서
주인이 역정을 낸다면 그런 주인은 폭군임에 틀림없다.
하루 종일 일에 시달린 사람이 휴식을 취해야 할 시간에 와서
왜 자고 있느냐고 한다면 “당신이나 그렇게 해보라”고 할 것이다.

결국 비유로 주어진 말씀이니,
액면 그대로 알아들을 것이 아니다.
잠들어 있을 시간, 한 밤중은 암흑의 때,
악이 세력을 떨치는 때라고 이해할 수 있겠다.

어느 날 절세미인이 죽었다.
그녀는 죽은 자신이 지옥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녀는 급히 베드로에게 전화를 걸었다. 베드로가 말했다.
“조금만 참아주십시오. 천국에는 아직 빈방이 없습니다.”
2주일 후 그녀는 다시 베드로에게 전화를 했다.
“베드로님, 사람들이 나에게 술을 먹게 하고,
마약과 담배를 피우게 합니다.
남자들도 나를 유혹하기 때문에 이곳에 있기가 정말 두렵습니다.”

그러자 베드로가 그녀를 이렇게 타일렀다.
“아름다운 여인이여, 힘들어도 조금만 더 참고 계십시오.
이제 곧 천국에 당신의 방이 마련될 것입니다.”

그로부터 나흘째 되는 날 밤, 여자는 다시 베드로에게 전화를 했다.
“베드로님, 전에 했던 말들은 다 잊어주세요.
진정한 인생의 즐거움을 맛보려거든 베드로님도 이곳으로 내려오세요.
여기야말로 내가 찾던 천국입니다.”

선보다 악의 유혹에 빠지기 쉬우며
악의 유혹에 빠져 있을 때 사람들은 그곳이 오히려 천국이라고 여긴다.
무딘 양심이 되는 것이다.
거짓말도 자꾸 하면 참말이 된다.

본당신부가 기도중인에 창밖에서 아이들이 떠들고 노는 바람에 분심이 들었다.
아이들을 쫓으려고 신부가 소리질렀다.
“애들아, 저 아래 강가에 어서 달려가 보렴,
무시무시한 괴물이 강에서 솟아올라 숨을 쉬는데,
콧구멍으로 불꽃이 들락날락하는데 보일게다.”
괴물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어느새 온 마을에 쫙 퍼져,
너도 나도 십리 밖 강쪽으로 우르르 몰려가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본 본당신부도 어느새 그 사람들 틈에 끼었다.
헐레벌떡 뛰어가며 신부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게... 사실은 내가 지어낸 얘긴데...그래도 또 누가 알아? 가보자!”

요렇게 말하면 또 이렇게 말할 사람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지옥도 천국 같다면 지옥 가야 되겠네!”
쩝!! 소 귀에 경읽기라더니!!

그래서 깨어 있어야 한다.
한 밤중에 일어나 무거운 눈꺼풀 제끼며 잠들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악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는 것이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하는 호랑이 이야기가 있다.
정말 그랬을까? 아니다.
광주리에 있는 떡 하나 남기지 않고 다 먹은 뒤 사람까지 홀라당 잡아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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