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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연은 없다-룻기4
작성자이광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03 조회수698 추천수3 반대(0) 신고

우연은 없다-룻기4

<생명의 말씀> 
 나오미는 남편 쪽으로 친척이 한 사람 있었다. 그는 엘리멜렉의 일가로서 유력한 재산가였는데 이름은 보아즈라 했다. 하루는 모압 여자 룻이 나오미에게 청했다. "저를 밭에 나가게 해 주셔요. 행여 무던한 사람이라도 만나면, 그의 뒤를 따르며 이삭이라도 주워 오고 싶어요." 나오미가 룻에게 허락을 내렸다. 룻이 밭에 나가 추수하는 일꾼들의 뒤를 따르며 이삭을 줍는데, 공교롭게도 그 밭은 엘리멜렉의 일가인 보아즈의 것이었다. (룻 2:1-3)

<말씀의 길잡이와 실천>
룻기의 기록자는 룻을 모압 여자 룻이라고 칭합니다.

'하루는 모압 여자 룻이 나오미에게 청했다.'

시어머니인 나오미와 대화하는 장면을 묘사하면서도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이야기했다고 하지 않고, 모압 여자 룻이 나오미에게 청했다고 기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룻이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라 이방인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강조하는 것입니다.

룻은 생활력도 재산도 없는 시어머니를 따라서 낯설고 적응하기 어려운 땅 그리고 이방인에 대한 천대가 당연시되는 땅에 그것도 아예 정착하여 살러 왔습니다. 가진 것 없는 두 여자가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추수 밭에 나가서 일하면서 일꾼들이 흘려 놓은 이삭을 줍는 것뿐이었습니다. 극빈층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율법이 정해준 규정이 바로 이삭 줍기였던 것입니다.  

생계 대책이 없는 시어머니를 대하는 룻의 태도도 매우 훌륭합니다. "제가 나가서 먹을 것을 구해올 테니 집에 앉아 계세요."라고 해도 요즘의 세태에 비춘다면 칭찬 받을 일이지만, 룻은 자기가 밭에 나가서 일하는 것조차도 시어머니의 허락을 받고 난 후 일을 하러 갑니다. 

그렇게 일하러 떠난 룻은 우연히도 보아스의 추수밭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룻의 입장에서나 그리고 우리가 보기에 우연일 뿐, 하느님은 오직 인간의 입장에서만 우연인 사건들로 당신의 계획을 뜨개질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룻의 이야기를 묵상하면서 하느님을 섬기겠다고 뜻을 세워 결심하고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에게 하느님은 사람이 예상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그 앞길을 열어 주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구약의 요셉도 그런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창세기 37장 ∼50장 참고) 인간의 눈으로 보았을 때는 우연히 에집트로 팔려가서(아라비아나 다른 곳으로 팔려 갈 수도 있는데), 또 우연히 파라오의 경호 대장 보디발의 집으로 팔려가고(딴 집으로도 얼마든지 갈 수 있는데), 또 우연히 감옥에 갇히게 되고 또 감옥에서 우연히 파라오의 빵 맡은 관리와 술 맡은 관리와 함께 갇히고 또 우연히 그 관원들의 꿈을 해몽해 주고 또 우연히 파라오의 꿈까지 해몽해 주고 또 우연히 일개 죄수에서 에집트의 국무총리가 되었으니까 말입니다. 우리 눈에는 모두 우연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하느님의 치밀한 계획이 있으셨던 것입니다. (언제 창세기 묵상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룻은 우연히 보아즈의 밭에서 일하면서 보아즈를 만나게 됩니다. 그 사람은 나오미의 남편 엘리멜렉의 일가이면서 큰 재산을 가진 유력가였다고 룻기의 저자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보아즈는 당시 율법에 따라서 대가 끊긴 엘리멜렉 집안의 대를 이어줄 자격을 갖춘 사람이었던 것이고, 하느님께서 뜨개질하신 이 우연한 만남으로 인해서 다윗왕의 계보가 시작되고 그 계보가 예수님에게까지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인이 된 우리의 삶에도 우연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정말로 중요한 건 내가 룻처럼 매일매일 순간순간 하느님이 주신 선하고 의로운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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