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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간 큰 테러리스트는 누구?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11 조회수535 추천수9 반대(0) 신고

 

 

 

복음 : 마태 11,11-15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해왔다."

예수님의 이 말씀에서 우리는 두 가지 의문이 생긴다.

1. 보이지도 않는 ’하늘나라’를 어떻게, 누가 폭행했다는 것인가?

2. 왜 하필 세례자 요한 때부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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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회개하라. 하늘나라가 다가왔다."(4,17)고 하신다.

’하늘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유대인들은 하느님을 직접 부르지 못하고 에둘러서 ’하늘’이라고 불렀다.

즉 ’하늘나라(天國)’는 ’하느님나라(神國)’다.

 

하느님이 다스리는 신국(神國)은 어디에 있는가.

하느님의 통치권이 미치지 않는 나라는 없을 것이기에

’하늘나라’는 저 먼 창공에 있는 곳도 아니고 종말에나 있는 나라도 아니다.

보이지는 않아도 '지금, 여기'에 엄연히 존재하는 나라다.

 

예수님의 시대에는 하느님 나라가 멀리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많다.

그 당시 널리 퍼져있던 묵시문학의 영향으로, 악하고 불완전한 이 세상이 끝이 나야

하느님이 통치하는 완전하고 선한 새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는 가까이 왔다고 선언하신다.

지금 세상과 무관한 세상이 아니고, 우리가 모르는 어떤 세상이 아니라

바로 우리 가까이에 와 있는 세상이라고 선포하신다.

그러기에 지금, 여기에서 당장 회개가 필요한 것이다.

 

사람들이 "이 다음에..." "언젠가는..." 올 거라고 생각했던 하느님 나라,

그 나라에서 사는 행복도 그러니까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행복은 바로 회개하는 순간 느낄 수 있는 것임을 가르쳐주는 말씀이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따랐을 때 그 행복과 기쁨이 즉시 내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기쁜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모두 예수님의 말씀을 따랐는가?

사실 그 선포는 예수님이 처음 한 말씀이 아니다.

세례자요한이 맨 처음 한(3, 2) 말이다.

 

마태오복음에서는 세례자 요한의 선포와 예수님의 선포가 똑같은 것으로 나오는데,

그렇다면 먼저 하늘나라를 선포한 세례자 요한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 대목 바로 직전에 세례자요한은 헤로데에게 잡혀 감옥에 갇혀있는 중이다.(11,2)

그는 곧 참수될 것이다.

그래서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가 폭행을 당해 왔다고 하는 것이다.

 

여기서 하늘나라를 폭행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좀더 살펴보자.

예수님은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이 하늘나라의 문을 잠가 놓고,

자기도 들어가지 않으면서 사람들도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23,13)고 하신다.

그야말로 종교지도자들이 오히려 하늘나라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일반 백성들은 어떤가?

오늘 복음 다음대목에 바로 그 상태가 나온다.

즉 피리를 불어도, 곡을 하여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로 철저한 무관심의 폭행을 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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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기쁨을 가로막고

무거운 의무만 부과하고 있는 종교지도자들은 그렇다 쳐도,

평신도인 우리 역시 하늘나라의 폭행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리 복음을 들어도 ’나의 복음’으로 만들지 않는

고의적인 무관심!

그것 역시도 큰 폭행이 아닌가.

 

"항상 돌아오는 대림시기가 또 왔네!"

"으레 하는 판공성사지 뭐 별건가?"

"올해는 뭐 별다른 성탄일라고?"

 

오늘도 큰 걸음으로 내게 '다가오시는 주님'을 대수롭지 않게 푸대접하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하늘나라를 폭행하는 간 큰 테러라는 것이다. 

 

 

 

 

사진: 카페 빈들, 베르다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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