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의무 중 가장 큰 것은 역시 전교라 할 수 있다. 예수님을 나의 주님으로 모시고 그분에게 의지하며 하루하루 그분의 자비로 살아가는 우리는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내가 속해 있는 사회는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이 섞여 살아가고 있다. 직장에서는 내가 가톨릭 신자임을 대부분 알고 있다. 내가 “예수를 믿으시오.” 하고 떠들고 다녀서가 아니다. 사람들은 내가 식사 전후 기도를 바치고 성호 긋는 것을 보고 “성당에 다니시는군요?” 하고 말을 건넨다. 그러면 나는 “네.” 답하고는 이어서 “성당을 다니기보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입니다.” 하고 말을 이어간다. 그러면 두 부류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 “아하, 그러세요?” 하며 관심을 보이는 분과 “그러시군요.” 하고 표정을 바꾸는 사람이 있다.
관심을 보이는 사람에게 접근해 삶과 죽음 그리고 생명과 삶의 목표 등 요즘 사람들이 별로 대화 주제로 삼지 않는 말을 걸면 역시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마치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귀를 쫑긋하고 답하는 사람과 ‘시답지 않은 소리하는군.’ 하는 표정으로 얼굴색을 바꾸는 사람이다. 물론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내가 미흡해서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 복음 말씀과 같이 피리를 불고 곡을 해도 반응이 없는 사람들, 어제 복음에서처럼 귀먹은 사람들은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그들의 완고함에 간혹 질리기도 한다. 나는 가끔 소리 높여 외치는 이들의 괴변에 놀랄 때가 있다. 자신과 연관된 단체나 무리의 이익을 위해서 무조건적으로 주장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먼저 자신의 주장이 지혜로운 것인가를 심사숙고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 주님께 구하는 기도, 곧 우리 사회에 정의가 앞장설 수 있도록 그분의 지혜와 능력과 방법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도해야겠다.
김영수(한양대학교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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