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르는 일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하는가? 대략 무시해 버리거나 나보다 나은 분께 질문하거나 책이나 인터넷을 뒤져 볼 것이다. 또는 하느님께 지혜를 청하기도 한다. 아무튼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 수석 사제와 원로들은 이미 예수님의 여러 기적을 보고 그분의 말씀을 듣고도 “누가 당신에게 이런 권한을 주었소?” 하고 비판적인 질문을 한다. 한마디로 “너 누군데 우리 앞에서 까불고 있어?” 하는 말투다. 그들이 정말 몰라서 물어보았을까? 두려웠을 것이다. 믿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들의 위치가 위협을 받는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유한한 생명체다. 어려서부터 살아온 문화와 지식에 의존하여 생각하고 행동한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많은 사람의 자기주장은 옛날 사람들에 비해 더 강하고 고집스럽다. 특히 최근 인터넷의 발달로 네티즌들이 만들어 내는 여러 주장과 슬로건 등을 보면 가히 무서운 여론 몰이를 한다고 볼 수 있다. 자기의 생각과 인터넷 누리꾼들 사이에서 여론을 만들어 간다. 생각을 같이하고 목표를 같이하는 사람들의 단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다. 이들은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권익은 아랑곳하지 않는 주장을 서슴지 않으며 심지어 남을 공격하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
“누가 당신에게 이런 권한을 주었소?” 하고 묻은 율법학자들을 지금의 악성 네티즌에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무조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아주 완고한 사람, 곧 바리사이들에 비긴다면 너무 지나친 것일까?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 아는 척하는 교만도 문제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 용기가 역사적으로 얼마나 큰 발전을 주며 또한 그런 겸손함이 많은 사람에게 기쁨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해도 안 되는 일을 무조건 이루려는 무지 또한 무서운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도 알고 있다. 오늘 말씀에서 주님의 지혜가 무한함을 알 수 있다.
김영수(한양대학교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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